[경매로 돈벌기] '돈되는 농지도 있다' 역발상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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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투자 대상으로 농림지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
법원 경매에서도 비인기 종목이기는 마찬가지다.

농사 외에 활용이 쉽지 않아 실제로 농사를 지으려는 농민들끼리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돈' 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매에서 농림지를 낙찰받은 뒤 두 달 만에 되팔아 5천만원 정도의 차익을 얻은 최경식(가명.48)씨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고 잘라 말한다.
농림지도 다 나름이기 때문에 꼼꼼히 찾아보면 투자가치가 있는 땅이 있다는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0년간 횟집을 하고 있는 崔씨가 그동안 모은 여윳돈의 투자처를 찾다가 '땅이 최고' 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봄.
처음에는 투자가치가 높은 경기도 지역의 준농림지를 알아보고 다녔으나 값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었다.
崔씨는 차선책으로 경매를 통해 값싼 농림지를 사기로 하고 경매 전문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물건을 찾았다.

그러던 중 경기도 파주시 조리면 등원리의 통일로변 1천1백평의 논이 눈에 들어왔다.
농림지라 감정가(2억9천만원) 자체가 낮게 평가된 듯했고 세 번이나 유찰돼 최저가가 1억5천만원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무엇보다 통일로에 접해 있어 농사짓기에 편리한데다 일산.교하 등 신도시 개발로 밀려난 농민들의 농지 수요가 있는 등 여건이 좋은 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더욱이 언젠가는 개발될 여지가 있어 보이는 땅이기도 했다.
경쟁자가 한 명 있었지만 최저가보다 불과 7백70만원 많은 1억5천7백70만원에 낙찰받을 수 있었다.
평당 14만3천원인 셈인데 인근 농림지 시세가 평당 25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성공이었다.

崔씨가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자마자 낙찰 사실을 알고 있던 인근 중개업소에서 '경매로 싸게 매입했으니 좀 싼값에 되팔라' 는 제의가 들어왔다.
결국 평당 20만원에 거래가 성사돼 崔씨 손에 2억2천만원이 들어왔다.
등록세.취득세 등 비용 1천3백만원을 제하고도 5천만원 가까이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낙찰 받은 후 불과 2개월 만이었다.
'다음 투자를 경기 북부지역의 농림지를 살피고 있는 '崔씨는 "서울 인근 지역이라면 농림지라도 투자가치가 있다" '며 "큰 도로에 접해 있는 등 여건이 좋은 농림지를 낙찰받아 시세보다 싸게 내놓으면 거래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 이번 경매를 통해 깨달은 나의 투자관"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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