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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황 분석] 코스피 3대 악재 털었나 … 주가 2100선 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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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국내 코스피지수가 드디어 2100 선을 돌파했다. 중동·북아프리카 반정부 시위, 동일본 대지진 등 잇따라 터진 대형 사건으로 증시가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두 달 만이다. 31일 코스피는 15.32포인트(0.73%) 오른 2106.70에 마감했다. 이제 1월 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115.69)에는 불과 9포인트만 남겨 뒀다. 이날 코스닥도 5.21포인트(1%) 오른 525.42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원화를 사들이면서 원화 값이 크게 올랐다(원-달러 환율 하락). 이날 원화가치는 7.5원(0.61%) 오른 달러당 1096.7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100원 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9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16일 이후 12거래일 동안 23일 소폭(0.07%) 하락한 것을 빼고는 지속적으로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무려 182.78포인트나 급등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한동안 한국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은 일본의 방사능 누출 우려가 수그러들자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5억원을 시작으로 외국인 순매수(코스피 기준)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에는 4900억여원, 31일에는 6900억원이나 순매수하는 등 이 기간 동안 무려 2조9347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31일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1월 12일(876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코스피 2100 선 돌파는 국내 증시가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 동일본 대지진 등 대외 악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의미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또 1분기 실적 발표 기간과 맞물려 4월에는 증시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만큼 코스피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월에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는 “외국인투자자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사고 있는데 이는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 시장에서 관망세를 이어 가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며 “경쟁력이 강화될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인식 전환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2100 선 전후에서 조정이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경기가 상승 전환을 앞두고 있고 국내 기업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3분기까지는 2400 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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