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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북한 사설

“북한 변화 이끌어내려면 우리도 함께 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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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반도의 분단은 고통스럽다. 같은 언어를 쓰고 피를 나눈 동족이 남북으로 갈려 으르렁대는 일은 우선 창피스럽다. 동시에 세계사의 발전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외곬으로 세상에 맞서는 북한은 우리에게 큰 짐이다. 그렇기에 남북 사이에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돼 궁극적으로 통일된 국가를 건설하는 일은 한국인 모두에게 간절한 꿈이다. 한편 꿈은 비록 간절하나 그 꿈을 실현할 방법을 두고 마치 명줄이나 걸린 듯 치고받는 싸움마저 벌이는 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다. 분단을 넘어서려면 이 싸움부터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지난 28일 열린 ‘한반도포럼’(회장 백영철 건국대 명예교수) 창립 학술회의 “한반도 대전환: 어디로 갈 것인가?”에서 이홍구 포럼 고문은 “보수가 남북대화를 정부에 촉구하고 진보는 북한의 인권상황과 세습문제를 비판하고 나서야 통일 논의가 견실(堅實)해질 것”이라고 일갈(一喝)했다. 또 종합토론에 나선 하영선 서울대 교수는 ‘공진(共進)전략’이라는 분단 극복 방법론을 제안했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우리도 함께 변해야 한다. 북한이 안심하고 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에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중앙일보는 ‘한반도포럼’을 통해 분단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아나가려 한다. 또 그 지혜가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려 한다. 중앙일보는 분단 극복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2003년 중앙일보는 “예산 1% 대북지원”을 국가적 어젠다로 삼자는 제안을 내놓아 범사회적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올해 창립 39주년을 맞는 중앙일보 산하 통일문화연구소는 북한과 직접 교류하는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어왔다. 북한 문화유적 답사, 북한 경제 현장 취재, 혁명열사릉 방문 등은 북한 현장을 심층 취재한 한국 언론 최초의 기록들이다.

 ‘3대 세습’을 진행 중인 북한, 중국의 급속한 부상 등으로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전환에 임박해 있다. 이를 분단 극복의 기회로 십분 활용하자는 게 ‘한반도포럼’을 출범시킨 중앙일보의 의지다. 독자 여러분의 깊은 관심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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