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타임, 올해의 아시안인물에 손정의씨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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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재일교포 손정의(孫正義.42) 씨가 세계의 양대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로부터 동시에 올해의 아시아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최신호(27일자) 에서 일본 소프트방크 사장인 孫씨를 ''인터넷 황제'' 로 지칭하면서 "세계 최초의 사이버 재벌을 구축하고 전자 자본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는데 메시아적 존재였다" 며 ''올해의 아시아 뉴스메이커'' 로 선정했다.

뉴스위크(27일자) 도 ''일본의 떠오르는 孫'' 이란 제목으로 孫씨를 ''올해의 아시안'' 으로 뽑았다.

81년 포켓용 전자번역기를 개발해 샤프사에 매각한 자금으로 설립된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말 주식 시가총액이 8조엔을 넘어서며 도쿄(東京) 1부 증시에서 소니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다음은 ''뉴스위크 한국판'' 에 실린 孫씨 특집기사 요지.

"손정의 사장이 가장 숭배하는 영웅은 일본 근대화를 위해 투쟁한 검객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다. 일본 역사상 결정적인 순간에 떠돌이 사무라이인 이른바 ''로닌(浪人) '' 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곤 했다. 사카모토는 낙후된 도쿠가와(德川) 막부를 무너뜨리고 일본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데 한몫했다.

그로부터 1백년 뒤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가 구세주역을 맡아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세계 굴지의 소니사를 세웠다.

오늘날 사무라이의 영웅적 임무를 떠맡은 인물이 바로 孫사장이다.
그는 혼다.소니를 제치고 일본 5위의 대기업으로 올라선 소프트방크의 사장으로 천년을 마감하고 있다.
메릴린치사의 최근 연구보고서는 그를 일본 ''인터넷 쓰나미(海溢) '' 의 선두주자로 꼽았다.

인터넷산업의 파고(波高) 를 이끌고 있다는 말이다.
뉴스위크가 올해의 아시아인으로 孫사장을 선정한 것은 그가 지닌 용기와 비전, 그리고 고인 물 같은 기존 체제를 깨뜨릴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재계 지도급 인사 가운데 그만큼 일본 주식회사의 기존 관행을 뒤흔들고 있는 사람도 없다.
일본 주식회사가 그를 건방지다고 했지만 현재의 승자는 孫사장이다.
일본 정부와 재계는 그에게 자문은 물론 손까지 벌리고 있다.
''로닌'' 인 孫사장이 재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규슈(九州) 의 재일한국인 집단촌에서 재일한국인 3세로 태어난 그는 후쿠오카(福岡) 인근의 한 명문고교에 합격했지만 입학 6개월만에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81년 소프트방크를 설립하고 일본 최대의 소프트웨어 보급업체로 만들었다.

94년 주식공개와 더불어 억만장자가 됐다.
孫사장은 일본에서 인터넷 산업의 제1인자로 급부상했다.
소프트방크의 콘텐츠사업 가운데는 ''야후 재팬'' 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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