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숨죽여 지내다 … 제대로 한 방 날린 김동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김동섭(왼쪽)이 중국과의 평가전 전반 13분 만에 골을 넣은 뒤 이승렬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김동섭(22·광주)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새 ‘해결사’로 떠올랐다.

 김동섭은 27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중국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올림픽 대표팀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9경기 무패(8승1무) 행진을 이어갔다.

 김동섭은 전반 13분 정동호(22·돗토리)가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와 치열한 자리 싸움을 벌이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에 득점할 수 있었다. 중국이 거친 플레이를 일삼고 우리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일찌감치 터진 김동섭의 골은 더욱 값졌다.

 1m88㎝·80㎏의 단단한 체구를 앞세운 포스트 플레이도 위력적이었다. 수비수와 거침없이 몸싸움을 벌이며 이승렬(22·서울), 이용재(20·낭트), 최정한(22·오이타) 등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 줬다. 김동섭이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교란한 덕에 한국의 측면 침투가 활기를 띠었다.

 김동섭은 장훈고 재학 시절부터 대형 공격수로 주목받은 유망주다. 2007년엔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에 진출했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김동섭을 주목, 2009년 10월 이집트에서 20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 월드컵이 열렸을 때 김동섭을 데려갔다. 그러나 이 대회가 끝난 뒤 1년여 동안 김동섭은 긴 슬럼프에 빠졌다. 소속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홍 감독도 김동섭을 찾지 않았다.

 돌파구는 K-리그에 있었다. 올 시즌 신생팀 광주 FC에 입단한 김동섭은 4경기에서 3골·1도움을 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동섭의 부활은 지동원(20·전남)을 축구대표팀에 내준 올림픽 대표팀에 희소식이다.

 한편 이날 선발 미드필더로 출장해 첫선을 보인 김귀현(22·벨레스)도 무난한 경기 운영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폐질환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 김직(69)씨가 산소호흡기를 끼고 경기장을 찾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아들을 지켜봤다.

울산=송지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