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대출완화로 소형주택 날개 달다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박일한기자] 회사원 박성수(38.가명)씨는 요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소형 주거시설에 관심이 많다. 대출을 받아 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사서 대출이자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임대수익을 내면 이익 아니겠냐는 생각에서다.

정부가 3.22대책을 통해 1억원 대출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 면제를 계속 유지할 계획임에 따라 실질적으로 박씨는 현금 4000만원정도로 1억2000만원짜리 도시형생활주택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별로 주택 감정가의 60% 정도는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다.

박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남양주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이미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의 연봉을 고려하면 추가 대출 한도는 거의 없다. 박씨는 “DTI가 적용됐으면 불가능했을 7000만~8000만원정도 대출을 받아 임대사업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서민의 주택구입을 위해 DTI 면제대상인 소액대출의 한도를 1억원으로 계속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시세 1억5000만원 전후 소형 주택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 전문기업인 수목건축 서용식 사장은 “30대 직장인 가운데 단돈 몇천만원으로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하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1억원까지 DTI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실제로 투자 여력이 커진 것”이라며 “소형주택 수요가 더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증빙이 필요 없는 소액대출 한도 확대로 자영업자들의 주택매수 여력이 특히 커졌다.

야촌주택개발 장기주 이사는 “1억원미만 주택을 살 때 소득증빙이 필요 없으므로 소득증빙에 애를 먹었던 자영업자들이 집을 살 여력이 커졌다”며 “대출 가능액과 이자 부담을 상담하는 경우가 대책 발표 이후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자, 세금 부담 커 크게 수요 늘기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하지만 소액대출이라고 해도 금리인상에 다른 이자부담이 급증할 수 있고, 다주택자가 될 경우 세금부담이 크므로 투자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

미래에셋생명 이명수 부동산팀장은 “1억원 미만 대출이 소득증빙 없이 가능하므로 초기자금 부담 없이 소형주택 투자가 가능한 것은 장점”이라면서도 “다만 DTI 규제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늘려 투자할 경우 이자부담이 상당히 커 투자수익률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최근 분양하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수익률은 금리, 세금 등을 제하면 6~7% 정도에 머문다”며 “무리하게 대출을 늘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만큼 괜찮은 상품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무주택자 가운데 소득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 등이 실수요 차원에서 대출을 더 받아 내집마련을 할 여지가 더 생긴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무리한 대출을 통한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