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주년] “20대, 안보의식 갖기 시작 … 가장 긍정적 변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윤종성

“20대는 새로 탄생한 ‘안보 세대’입니다.”

 천안함 사건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의 군측 단장을 맡았던 윤종성(54·육사 37기) 예비역 육군 소장은 23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천안함 이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20대가 안보의식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40대의 민주화 운동 세대와 달리 20대는 어떤 선입견도 없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군과 국가 안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화’가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했던 세대가 상대적으로 안보를 소홀히 했다면, 20대는 천안함과 연평도 공격을 겪은 후 안보를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소장은 지난해 12월 만기 전역한 이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동아시아학과에서 방문교수로 정치 리더십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는 군복을 벗었지만 천안함 사건 이후 군에 대한 자긍심은 더 커졌다. 윤 전 소장은 “20대의 해병대 지원율이 늘어나는 등 젊은 세대들이 국가 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군’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까지만 해도 군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군복을 입고 밖에 다니는 것이 부끄러운 적도 있었다”며 “천안함 사건으로 46용사의 희생을 겪은 후 또래 장병들이 그들의 정신을 기리며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소장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국 내의 뜨거운 관심도 전했다. 지난 16일에는 미 방위산업협회(NDIA)의 초청으로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교훈’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의 무기 장비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그는 “모두 천안함 조사 결과가 완벽하게 과학적이고 치밀하다며 감탄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 해군 무기체계 사령부(NAVSEA)와 인디애나 대학에서도 강연을 준비 중이다.

윤 전 소장은 천안함의 진실이 100%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선체 손상, 생존자 진술, 시신에 대한 의학적 검토, 수중 폭발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북한 어뢰의 소행’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데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정치권·언론·일부 진보세력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던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군이 강병 육성을 위해 보다 정교하고 심도 있게 전략·전술을 개발하고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남형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