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갈위기 공무원 연금기금 1조 무이자 지원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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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1조원의 정부 예산을 공무원 연금기금에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9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내년도 재정융자 특별회계 예산에서 공무원 연금기금에 융자키로 한 1조원에 대해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안을 재정자금 운용심의회에 조만간 상정할 예정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공무원들의 퇴직이 러시를 이루면서 당초 2002년으로 예상됐던 기금고갈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지는등 자금사정에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년에 평균 3만여명에 불과하던 퇴직자들이 지난해부터는 5만명을 넘어서는 바람에 연금수지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부담 고급여’라는 고질적인 연금체계에 대한 개혁은 뒤로 미룬채 이자도 받지 않고 지원할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연금의 결손을 메운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공무원에 대한 연금 지급규모는 내년에 2조9백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어 정부 예산에서 지원해 주더라도 4천억∼5천억원의 결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공무원들의 분담률만 소폭 인상하는 대신 연금체제 전반에 대한 개혁은 2001년 이후로 미룬다는 방침이다.

이계영 기자<baby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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