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새벽’ … 토마호크 124발 카다피 때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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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와 아즈다비아를 잇는 도로에서 카다피군의 무장 차량들이 불타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군 등으로 구성된 반카다피 연합군의 전투기 공습을 받은 직후의 모습이다. [벵가지 로이터=뉴시스]


19일(현지시간) 오후 6시45분 리비아 제2의 도시이자 시민군의 거점인 벵가지 상공에 프랑스 전투기 미라주와 라팔이 나타났다. 전투기들은 시민군을 위협하는 리비아 정부군의 탱크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영 해군은 지중해에 있는 군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124기를 발사했다. 리비아의 방공·통신 시설 20곳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격이었다.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으로 명명된 연합군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관계기사 4, 5, 6, 8, 10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를 향한 연합군의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행금지 결의안 을 채택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20일에는 B2 폭격기 3대를 포함한 미군기와 영국의 토네이도 전투기들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공습에 나섰다. 일부 미사일은 카다피의 관저 인근과 공군기지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서울=최익재 기자

CNN·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이틀째 카타피군의 군시설을 맹폭격하면서 카다피를 압박했다.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군사작전 직후 “카다피가 국제사회의 최후통첩을 무시했다”며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대통령은 “리비아 문제에 대한 서방국들의 결의는 강력하며 분명하다”며 “리비아 국민을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군의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 합참의 빌 고트니 해군제독은 “이번 공격은 다단계 작전 중에서 첫 번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미 아프리카 사령부 사령관인 카터 햄 대장이 총지휘를 하고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 미 잠수함 3척을 비롯한 25척의 서방 함정 등이 이번 작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합군의 전투기와 정찰기 등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공군기지에 집결하고 있다. 리비아의 민간인 보호 명분으로 펼쳐진 이번 작전에서 연합군은 적지 않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틀간의 공격이 실시된 후 위성으로 확인한 결과 리비아 해안에 있는 군사시설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다피는 “연합군의 공격은 리비아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야만적이고 부당한 행위”라며 “서방의 십자군 전쟁에 대해 끝까지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트리폴리·벵가지·시르테·미스라타·주와라 등이 공격을 받았다”며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48명이 죽고 15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에는 20일 현재 트리폴리 70명을 비롯해 모두 118명의 우리 국민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외교부는 파악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상황 악화 시 육로와 해로 등을 통해 우리 국민 전원을 인접 국가로 이동시킬 단계별 철수 계획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민동기·이승호 기자

◆‘오디세이 새벽’ 작전=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영웅 오디세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오디세이는 당초 지중해를 무대로 한 트로이전쟁에 나서기를 거부했지만 참전 후에는 맹활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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