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서울 강남 대접받는 대구 수성이 있다면, 북한에 평양주민 대접받는 지방 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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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대

대구 수성구는 서울 강남 못지 않은 선망의 대상지이다. 교육열 때문이다. 지난해 총 82명의 서울대 학생이 이 지역 고교에서 배출됐다. 서울 강남구를 제외하면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1위다. 그래서 교육 업계에선 대구 수성구에 대해 소위 '8학군' 대접을 한다. 서울 대치동에서 강의하는 유명 학원 강사들이 KTX를 타고 대구 수성구 만큼은 출장 강의를 마다하지 않고 갈 정도다. 덩달아 부모들도 다른 지역 부모들의 부러움을 산다.
북한에도 이런 곳이 있다. 평양 시민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융숭한 대접을 받는 곳이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1998년과 2006년 대포동 1, 2호 미사일을 사전 예고 없이 발사했던 곳으로 북한의 미사일 핵심 전략지구다.

자유북한방송은 최근 화대군 무수단리의 일부 지역이 ‘평양시 용성구역 버드나무골’로 소개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한 화대군 통신원은 “이 지역 주민들은 버두나무골로 표기된 평양시민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드나무골에는 미사일 발사 작업에 참여하는 연구원과 보안원, 그들의 가족, 농ㆍ수산업에 종사하는 주민 등 3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며 “이들은 평양시 주민과 같은 식량배급과 부식물을 공급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 당국은 무수단리가 군사 요지인 점을 감안해 이 곳 주민의 생활도 ‘관리’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보안 1급 지역이기 때문에 그만큼 검열도 철저하다. 이 통신원은 “주민의 친인척이 찾아오면 마을 입구에 설치한 보안서 초대소에서 보안원의 감시 속에 면회를 해야 한다”며 “출입증 없이 절대로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구역에서는 주야로 순찰감시를 도는 군급(郡級) 규모의 보안서가 있다”며 “150여 명의 보안원이 부락마다 담당제로 배치돼 주민을 철저하게 통제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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