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샤프에 엔진 달고 맥주 알코올 빼고 … 기업의 괴짜 성공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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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나는 고집한다,
고로 존재한다
권기덕 외 12명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240쪽, 1만2000원

기업의 성공 스토리는 사람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 그 자체가 꿈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 사람이 있어 더 흥미롭다. 경영인이 아닌 사람들도 성공한 기업 이야기에 빠져드는 이유다.

 『나는 고집한다, 고로 존재한다』엔 40여 개 기업이 가진 남다른 이야기가 담겼다. 삼성경영연구소가 동영상 지식서비스 ‘SERICEO’를 통해 소개했던 사례연구를 글로 풀어 모았다.

스웨덴(앱솔루트 보드카)부터 브라질(엠브라에르) 기업까지, IBM 같은 거대기업부터 한국 채소회사 장안농장까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기업 당 할애된 분량은 6쪽 남짓. 그 안에 기업의 도전과 위기, 변화와 성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각각 책 한 권은 족히 나올만한 사연이 있는 기업들이지만 성공의 핵심 포인트만 쏙쏙 뽑아놨다.

 이들의 성공비법을 하나로 관통하는 키워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신제품은 15%를 넘지 않는 게 원칙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LVMH그룹), 매주 신제품을 출시하는 속도전으로 승부하는 회사(코치)도 있다. 성공이라는 목표는 같았지만 각 기업이 그에 이르는 길은 달랐다.

 다만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은 남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 성공의 밑바탕에 있었다는 점이다. 많이 판 사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판매수당 제도가 ‘고객으로부터 멀어지는 악습’이라고 보고 과감히 없앤 미국의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가 그 예다. 미국 본사의 매뉴얼을 뛰어넘은 도쿄 디즈니랜드 성공 사례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쓰러지면 구급요원이 올 때까지 직원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한다’는 미국식 매뉴얼로 일본 고객 마음을 잡을 수 없자, 아예 전 직원이 구급요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샤프에 엔진을 달고(미쓰비시연필 ‘쿠루토가’), 맥주에서 알코올을 빼는(기린 ‘프리’) 등 시장이 예상치 못한 시도로 대박을 낸 기업들도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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