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주)퍼시스 손동창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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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가구 전문업체인 ㈜퍼시스의 손동창(孫東昌.51)회장은 최근 자신이 중학생때 가졌던 한가지 꿈을 이뤘다.

지난달 독일 하노버 국제 디자인공모전에 출품한 '프레고 의자' 시리즈가 우수디자인상과 환경디자인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 '' 지난 63년 孫회장은 형이 입원했던 서울의 한 병원에 비치됐던 가구를 보고 "나도 언젠가 세계일류의 가구를 만들거야"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의 후원금으로 지어진 당시 그 병원에 들어찬 유럽산 집기들이 어린 중학생의 눈을 사로 잡았던 것이다.

하노버 국제디자인상 수상은 결국 '중학생 눈높이' 의 끈질긴 도전정신이 일궈 낸 개가였던 셈이다.

孫회장은 그래서 자신의 "가구 외길 인생의 출발점은 퍼시스를 창업한 83년이 아니라 63년" 이라고 말한다.

孫회장은 '3무(無)경영' 으로도 유명하다. 퍼시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은행 차입이 한 푼도 없고 ▶강제적 감원도 없었으며 ▶매출목표도 세우지 않는 것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

孫회장은 "기업인의 제일 덕목은 종업원들의 일자리를 지켜주는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 이라며 "IMF 체제 때도 감원을 안했다" 고 말했다.

그는 "대리점들에게 매출을 독려하지도 않는다" 고 말했다. '본사가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을 만들는 것이 중요하지 억지로 떠민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는 것이 孫회장의 생각이다.

그래도 퍼시스의 올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0%쯤 늘었다. 그는 최근 퍼시스의 경영체계를 바꿨다.

본사는 가구유통회사로 전문화하고 제품은 본사 사업부문을 분사시킨 6개의 관계사가 생산하는 방식이다.

孫회장은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공장의 전문화가 필요했기 때문" 이라며 "분사한 종업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니까 생산성이 전보다 나아졌다" 고 말했다.

그는 퍼시스가 세계일류 제품과 어깨를 겨룰 단계에 이르면 후진들에게 회사를 맡길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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