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V, 대안학교에서의 1년 〈바람의 아이들〉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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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방송(iTV)이 2부작으로 방영하고 있는 〈바람의 아이들〉은 대안학교에서의 1년간의 생활을 심도있게 취재한 '리얼드라마'이다.

담당 PD가 6㎜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경남 합천에 있는 대안학교인 원경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1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대안학교란 갖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둔 이른바 '문제아'들로 이뤄진 학교를 말한다. 그런 만큼 이 학교에서는 일반 인문계 고교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갖가지 사태가 빚어지고 6㎜ 카메라는 이런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최병화 PD는 1년간 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조언자가 돼주기도 하고 형 또는 오빠 노릇을 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그들의 신뢰를 얻었으며 처음에는 심하게 카메라를 거부하던 아이들도 나중에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내밀한 영역까지 보여줬다.

프로그램은 1999년 2월 원경고의 첫 졸업생 8명이 학교를 떠나는 장면과 함께 98년 사범대를 갓 졸업하고 원경고에서 첫발을 내딛은 병아리 교사 오설화(27. 영어과목)씨가 졸업식으로부터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98년 3월 12명의 여학생과 41명의 남학생이 대안학교로 들어온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한 이들은 원경고에서도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다시 탈출구를 찾아 뿔뿔이 흩어진다.

교사들은 퍼즐로 풀어가는 국어수업, 팝송으로 배우는 영어수업 등 갖가지 아이디어로 학생들을 수업으로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학생들끼리의 잇따른 폭력사건과 한 여학생의 수면제 과다복용 사건은 교사와 학생들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스승의 날인 5월 17일 오설화 선생 등 11명의 교사들을 아이들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교사와 학생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힘들었던 4월달을 정리하고 다시한번 의기투합하기로 다짐한다.

꽃피고 새우는 5월이 되자 기숙사 곳곳에선 감수성이 민감한 아이들의 사랑앓이가 시작된다. 머리를 빨강색으로 염색하는 민우, 남몰래 사랑을 고백하는 2학년 연화, 사랑에 빠진 연화는 아름다운 백설공주로 변해간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아이들의 저조한 학습의욕과 무분별한 외출, 용돈요구 사례로 인해 교사와 학생들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마침내 학교의 규율에 반발을 느낀 2학년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폭동을 일으킨다. 8명의 남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하룻밤 사이 학교건물 유리창 180장을 박살내버린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교사와 학부모들은 심한 충격을 받고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도입된 것이 상벌제로, 잘하는 것에는 상을, 잘못한 부분에는 벌점을 주기로 한 것이다. 벌점 900점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교사와 학생들은 서서히 학교의 기틀을 마련해가지 시작하고 그러던 중 아이들은 서서히 공부에 취미를 붙여간다.

처음에는 아무런 목표가 없었던 3학년 아이들은 차츰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대학 진학을 꿈꾸며 수능공부에 몰두하게 되고 마침내 3학년 전원이 대학에 진학하는 기록을 낳으며 아이들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졸업을 하게 된다.

학교붕괴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된 요즘 대안교육의 산 실험장을 보여주게 될 〈바람의 아이들〉은 지난달 28일 방송된 '제1부 - 아데프트의 야생마들'에 이어 오는 5일 저녁 8시 '제2부 - 스무살의 아침'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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