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들의 건강 관리 - 큰 정치인의 건강 비법을 훔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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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조선조 최장수 임금인 영조는 82세까지 52년간 권좌를 지켰다. 사료에 따르면 영조 장수 비결의 하나는 식습관에 있었다. 역대 임금이 하루 다섯 번 먹던 수라를 영조는 세 번으로 줄였다. 그리고 야식을 철저히 멀리했고 어떤 경우에도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었다. 더구나 수라상 반찬도 3가지를 넘지 않도록 했다고 전한다. 영조는 건강식으로 인삼과 타락죽(우유에 쌀가루를 타서 끓인 죽)을 즐겼다.

대선 예비 주자의 건강은 지도력과 자기 관리의 증거 #유력 대선 주자들의 식습관·운동법·수면·정서관리 비법

청나라도 황제의 식사에 엄격한 질서와 규칙이 적용됐다. 황제가 같은 반찬에 두 번 입을 대면 편식 방지 차원에서 시종이 그 반찬 그릇을 치워버렸을 정도다. 황제 옆에는 ‘식좌(食座)’라는 ‘1급 요리사’가 언제나 대기해 조화로운 식단을 짜고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인지 청나라 황제들은 역대 어느 황제보다 장수하는 이가 많았다. 태조에서 마지막 황제 부의까지 12명의 절반인 6명이 60년 이상을 살았다. 비슷한 시기인 조선시대 임금 27명 중 60세를 넘긴 이는 단 6명(22%)에 그쳤다. 한국의 유력 대선 예비 주자도 저마다 건강 관리법이 있다. 대부분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적절한 운동과 수면을 취한다. 자신에게 걸맞은 체력단련 방법도 하나씩 있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한국의 경우 대통령의 건강에 탈이 나면 국가적 환란을 부를 수도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대선 예비 주자의 건강 관리는 단순히 개인의 몸 관리를 떠나 리더십 관리의 일부분”이라고도 했다.

국가 지도자의 몸 건강은 정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몸이 튼튼해야 신속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지도자가 우울증에 걸렸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면 문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내년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육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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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호흡으로 아침을 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과음·과식하지 않는 규칙 생활의 대명사
“하루 2, 3시간 자고서도 남자 못지않게 활동”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에 타서도 등받이에 등을 대는 일이 없다.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동 중인 시간에는 전화를 걸거나 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시간에 쫓겨 정독을 못 했거나 다시 보고픈 기사는 본인이 직접 스크랩해서 집에서라도 읽는 스타일이다.

박 전 대표를 도와 선거를 뛰어본 사람들은 “박 전 대표의 걸음걸이는 무척 빠른 편이어서 건강한 남자도 따라잡기가 벅찰 지경”이라고 한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그는 일단 구두를 벗는다. 운동화 내지는 단화를 신고서 속보로 지역구 구석구석을 누빈다. “당 대표시절 총선 유세를 지원할 때는 하루 2, 3시간만 자면서 강행군했지만 너끈히 소화할 정도로 강건한 체력을 가졌다”고 한 참모가 전했다.

그는 매일 1시간가량 단전호흡으로 심신을 맑게 가다듬는다. 산책도 즐긴다. 박 전 대표는 어디에서든 외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걸어볼 기회가 드물다. 그래서 해외 방문길에 나서면 보좌진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숙소 인근의 산책로 물색이다. “원래 자연친화적인 분인데 그럴 기회가 없다 보니 외국에 나가면 공원이나 숲 속을 잠시라도 거닐길 좋아한다”고 참모들은 전한다.

박 전 대표의 규칙적인 생활은 유명하다. 아침 6시 자리를 정돈하고 단전호흡에 들어간다. 좌식호흡뿐 아니라 요가를 곁들여 몸을 풀어준다. 아침은 우유에 콘프레이크 또는 토스트에 커피를 곁들인다. 그 스스로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 출마했던 2007년 당시와 견줘볼 때) 건강 관리에 변화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항상성’을 유지한다.

현미밥과 두릅나물처럼 담백한 음식을 좋아한다. 한때 보좌진들은 박 전 대표가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는 줄 알고 중식점 예약을 피했다. 그러나 중식은 물론 양식·일식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술은 소주 2, 3잔 정도는 마시며, 막걸리나 양주도 조금씩은 한다. 그렇지만 절대 과음·과식은 하지 않는다.

귀가한 뒤로는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한다. 요즘 박 전 대표의 자택에는 이런저런 보고서가 수북이 쌓인다. 예전보다 부쩍 늘어난 보고서 읽기도 귀가 후 주요 일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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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등산·달리기 등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한여름 찜통 같은 갱도에서 탄을 캐는 뚝심
“열정적으로 일한다면 건강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건강 관리의 최고 자산”이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남보다 덩치가 크고 뼈가 굵어 강골이었다. 그는 아침에 꾸준하게 해온 스트레칭, 밥 잘 먹기, 등산, 달리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해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민심대장정 중의 일이다. 그는 한여름엔 30m 내려갈 때마다 1℃ 올라간다는 탄광에서 탄을 캤다. 지금도 걷거나 등산을 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된장찌개·김치찌개 등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국물과 김치를 최고의 음식으로 친다. 그에게는 밥이 보약이다. 특별한 영양식을 따로 먹지 않지만 아무리 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밥을 꼭 챙겨주는 부인 덕분에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식사습관도 건강 유지의 한 비결이다. 농촌에서 자라난 손 대표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부지런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됐다. 건강이 안 좋았던 때도 있었다. 재야에서 활동하다 고문으로 허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당시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그는 “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한다면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천천히 몸을 뒤척이면서 근육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다음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침에 하는 스트레칭은 뭉친 근육과 피로를 풀어주고 몸을 한결 가뿐하게 해준다며 남들에게도 권하고 싶어 했다.

그는 또 등산 예찬론자다. 2년간 춘천에 칩거하면서 꾸준히 산에 올라 건강을 다졌다. 또 정치 입문 후엔 한두 해를 빼놓고는 해마다 지리산을 종주했다. “등산은 체력을 길러주고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숙면을 취하려고 저녁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다.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정리하기도 한다.

■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식보(밥 잘 먹는 게 보약)’라는 말을 듣고 자란 스포츠 마니아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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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도 축구를 즐기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친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식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자랐다. “밥 잘 먹는 게 보약”이라는 뜻으로 정 명예회장이 즐겨 했던 말이다. 정 명예회장은 “건강이 제일 중요하며,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늘 했다고 정 전 대표는 전했다. 그래서 정치 입문 후에도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를 체력과 건강 관리의 신조로 삼았다.

부모가 특별하게 해준 보양식은 없었다. “대가족이라 특별한 보양식을 생각조차 못했으며, 식사시간에 늦으면 밥도 못 얻어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 열성적이지만 타고난 강골은 아니었다.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면 어지러움증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밝혔다. “어릴 땐 특별히 튼튼한 체력이 아니었다”고 정 전 대표는 말했다.

고교 진학 후 이른바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고 1, 2학년 때부터 하루 1시간씩 운동하는 규칙을 나름대로 정하고, 콘크리트로 만든 역기를 들어올리거나 권투 도장에도 다녔다. 농구나 줄넘기도 고교시절 그의 벗이었다. 여름은 뚝섬이나 광나루에서 수영을 했으며, 스키장에 리프트가 없던 시절에도 겨울이면 강원도 평창 횡계리에서 한두 달씩 민박을 하며 스키를 탔다.

그는 “하루 3끼는 반드시 먹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밥을 잘 먹으라는 선친의 가르침 때문인지 조금 과식하는 편이다. 국회의원, 현대중공업 오너,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등 감투가 여럿인 그에게 스포츠는 생활의 리듬을 불어넣어주는 활력소다. 틈틈이 테니스 경기를 하거나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헬스장을 찾는다. “1주일에 한두 번씩은 숨이 차오를 정도의 심장박동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기축구도 1주일에 한 번이 목표다.

정 전 대표는 테니스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하는 운동이라 서로 몸이 부딪칠 일이 없는 신사적인 운동이라고 했다. 축구는 발로 차는 운동인데 발길질은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하던 인간의 본능적 동작이라고 했다. 잠을 충분히 자는 편이지만 숙면을 취하는 방편으로 자기 전에 샤워하며, 특히 피곤할수록 꼭 샤워를 한다고 했다. 분노가 치밀 때는 술을 마시기도 하고 운동으로 다스리기도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컨디션이 좋아 술도 한 잔 하면 두 가지 다 하는 셈”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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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전거·달리기·테니스 등 여러 스포츠를 애호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
나무젓가락’ 아이에서 ‘아이언맨’으로
“건강 관리는 나와 가족, 조직에 대한 책임 문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변호사 시절이던 2004년 6월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일반부 경기에 참가해 수영(1.5km), 사이클(40km), 달리기(10km)를 완주했다. 그는 수영, 마라톤, 사이클 3종을 3시간 30분 안에 주파한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아이언맨’ 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알려지지 않은 일화는 그의 승부근성을 엿보게 한다. 꾸준한 체력 관리를 못했던 오 시장은 대회를 불과 몇 주일을 앞두고 벼락치기 준비에 들어갔다. 몸을 만드느라 무리하게 비를 맞아가며 달렸던 통에 대회 당일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몸살에 시달렸다. 의사는 경주 포기를 권유했지만 그는 행사장인 강원도 속초를 향했다. “처음엔 수영까지만 어떻게라도 해보자던 마음이었는데 막상 뛰어들고 나니 승부근성이 발동해 완주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강철 같은 체력을 가진 그였지만 어릴 적 별명은 ‘와리바시(나무젓가락)’였을 정도로 뼈와 가죽만 앙상했다. 자신을 일러 “다소 허약한 체질을 꾸준한 노력 끝에 강골로 만든 케이스”라고 규정했다. 대학 입학과 사법시험 도전은 그에게 건강의 전환점이 됐다. 지구력이 요구되는 고시에 도전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달리기·자전거타기·수영 등 기초체력을 높여주고 지구력을 길러주는 유산소운동을 주로 했다. 오 시장은 “어린 시절엔 하루 3끼를 챙겨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밥을 남김없이 다 먹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정치 입문 후 “건강 관리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내 가족, 나아가 내가 일하는 조직에 대한 책임의 문제”라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국회의원 시절 사이클과 조깅, 수영을 즐겼던 그는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는 테니스에도 부쩍 재미를 붙였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체력 보강을 충분하게 해주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서다. “온몸을 다 쓰는 운동인 테니스를 한 시간 정도 하고 샤워를 하면 묵은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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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꼭 챙긴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서울시청 7층의 집무실까지 가끔씩 걸어 올라간다. 그는 밤 12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 6시에 일어난다. 마음이 상하면 산책을 하거나, 인간에 대한 낙관적인 믿음과 희망을 주는 책을 골라서 읽으며 냉정과 침착을 되찾아간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다리를 위로 뻗으면 무릎이 코에 닿는 탄력성
“감방에서 고안한 스트레칭이 건강보약”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24박 25일’간 경기지역 민심기행에 나섰다. 야간 근로자와 대학생 기숙사, 가출 청소년 쉼터, 아동과 노인 복지시설, 장애인 쉼터 등을 돌며 잠자리를 해결했고, 하루 수면량도 3~4시간에 그쳤다. 자기 전에 반드시 운동을 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그가 한 운동이 잘 나와 있다. 방에서 발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천장 보고 누운 채 양손으로 허벅지를 붙잡고 몸을 안쪽으로 둥글게 말아 아래위로 흔들기, 누워서 두 발 차기 등 그만의 독특한 운동법으로 체력을 유지했다.

김 지사는 어린 시절 보리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죽을 많이 먹었다. 그는 경주 김씨 집성촌인 경북 영천 황강리에서 태어난 양반가의 자제다. 하지만 아버지는 관혼상제 챙기는 일이 집안 살림보다 먼저였고, 아버지의 월급도 봉제사(奉祭祀, 제사 모시기)와 접빈객(接賓客, 손님 접대)으로 다 나갔다. 친척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부친 월급이 차압되고, 판잣집 단칸방으로 쫓겨난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문중의 대소사를 다 챙겼다. 그래서 자식들에게는 멀건 나물죽만 먹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지사의 회고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잘 먹지 못하고 때로 끼니조차 거르기도 했다”고 밝히고 “특별한 건강 관리법이 없는데도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지내는 걸 보면 부모님으로부터 건강한 신체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청소년기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으며, 철봉·아령·체조·줄넘기·달리기 등 쉽게 접하는 운동을 주로 했다.

자정이든 새벽 1시든 업무가 아무리 늦게 끝나도 관사 한쪽에 들여놓은 러닝머신에 올라 2~3km는 꼭 뛰거나 걷고자 노력한다. 그러고는 180도 회전하는 벤치에 올라 물구나무 자세를 취하면서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도 푼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그는 지금도 다리를 위로 뻗으면 무릎이 코에 닿을 정도로 몸이 유연하다. 물구나무서서 가부좌를 트는 등 민주화운동 시절 감방에서 고안한 스트레칭을 지금까지 이어오기 때문이다.

식사는 된장국·김치찌개 등을 좋아하며, 부인 설난영 씨는 소화기 계통이 약했던 남편에게 청국장, 두유, 신선한 과일 등을 매일 챙겨준다. 화가 날 때는 명상이나 기도로 평정심을 되찾으며, 울적한 날엔 등산이나 산책 등 자연 속을 걸으면서 기분을 전환한다. 수면량은 하루 5시간 정도.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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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과 산행에 나선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중학교 등·하굣길 40리가 인생의 건강 밑천
“음식을 맛있게, 잘 먹고, 낙천적으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북 진안군의 능길마을과 주천면의 운장산 자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강골도 약골도 아니었으나 1950년 전쟁 통에 태어나 배불리 먹기만 해도 행복했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겨울에는 토끼 사냥과 눈썰매 타기, 여름에는 천렵이 또래들이 즐기는 스포츠였다. 중학교 때 통학거리가 왕복 40리(16km)에 달했다. 이 길을 걸어 등교하다 보면 길가에서 도시락 절반을 먹고 갈 때가 다반사였다. 또 고구마에 온갖 종류의 산나물, 버섯, 콩, 으름, 달래 등 입에는 거칠지만 몸에는 좋은 음식을 풍족하게 먹었다.

정 최고위원은 중학교 시절의 등하굣길이 훗날 인생의 큰 자산이 됐다고 여긴다.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던 대학 시절이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했던 군복무 시절을 그럭저럭 잘 이겨내는 데도 이때 닦아둔 체력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먹는 데서는 빠지지 않는다. 정 최고위원은 “너무 잘 먹어서 탈”이라며 “체중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밥상 위의 모든 음식을 비울 정도로 식성이 좋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잘 먹는 사람으로 통한다. 같이 식사했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정 최고위원은 정말 맛있게 먹는다”고 말한다. “나는 실제로 음식이 정말 맛있으며, 맛있게 먹을 줄 아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고 그는 말했다.

정치 입문 후에 생긴 특별한 건강 관리법은 없다. 그저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건강은 모든 것의 기본’ 등이라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정기 건강검진에 충실히 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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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족구에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굳이 건강 관리의 비결을 꼽자면 “맛있게 먹고 편안하게 자기,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즐겁게 재미있게 일하고자 한다. 자신은 “일을 해야 건강을 유지하는 유형”이란다. 대학 졸업 후 종합무역상사에 취직한 이래 지금까지 “일이 곧 재미”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따로 챙기는 운동이 있다면 골프와 걷기 정도. 시간이 빌 경우 집에서 편안하게 쉬거나 목욕(사우나)으로 피로를 풀어준다. 차에서는 토막잠을 청하고 당 대표 시절 연설을 많이 할 때는 목을 보호하려고 오미자차를 애용했다.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단축마라톤 선두에서 완주하는 ‘강철 체력’
“트위터·페이스북으로 기분 전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게는 언제부턴가 ‘강철 체력’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닌다. 기본 체력이 좋아 10km 단축마라톤 대회에서 선두에서 완주한 적도 있다. 등산과 축구, 족구를 좋아하는 그는 MBC 기자 시절 사내 체육대회 축구 경기에서 언제나 주전이었다. 15, 16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한일의원 축구대회에 출전해 골잡이로 활약했다.

정 최고위원은 척박했던 성장환경과 일상적인 건강 관리가 왕성한 체력의 바탕이라고 했다. 태어나고 자란 전북 순창 구림면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지리산 자락의 깊은 산골 마을이다. 교통수단이 없던 예전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걸어 다녀야 했다. 또 산나물과 열매 같은 자연식으로 배를 채웠다. 볼품없는 푸성귀와 맛깔스러운 나물 반찬이 그의 어린 시절 영양원이었다. “손맛이 좋았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아침상으로 차려주셨던 음식이 두부 부침개와 시래기 된장국이었다”고 정 최고위원은 그리워했다.

음식은 가리지 않는다. 김치찌개에서 햄버거까지 다 즐긴다. 하지만 집에서는 인스턴트 식품이나 인공조미료는 반입 금지다. 아침엔 발효된 청국장을 김에 싸먹거나 밥에 비벼먹는데 성인병 예방에도 좋고 아침이 상쾌해져서 좋다고 정 최고위원은 말했다. 일정이 빡빡한 날엔 청국장을 바른 샌드위치와 표고버섯·오미자 등을 달인 물을 보온병에 담아 이동 중에도 수시로 먹는다.

요즘 자전거로 건강을 관리한다. 폐활량을 늘리고 전신 근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의도에서 행주산성까지 한강변을 자전거로 왕복하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분 전환도 되고 체력도 다질 수 있다. 또 아랫배가 나왔다고 느껴지면 윗몸일으키기를 한다. 담배는 대학 때 잠깐 피웠을 뿐 그 후로 쭉 끊었다.

건강 관리의 키워드는 ‘마인드 컨트롤’이다. 모든 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인 만큼 가능한 한 스트레스는 안 받고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는 편이다. 기분이 처지면 아이폰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한다. 지인들 또는 얼굴은 모르지만 그를 따르는 팔로들과 대화하다 보면 새로운 배움도 얻고 감정을 공유하면서 심기일전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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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못지않은 힘과 의욕을 가진 이재오 특임장관.

■ 이재오 특임장관
옳다고 믿으면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낙천적 스타일
“10년간 감옥에서 다진 체력이 요즘 진가 발휘”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와 함께 성수동 서울숲까지 20km 구간을 자전거로 1시간여 달린 적이 있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두 사람은 이날 성수동에서 점심을 같이한 뒤 자리를 파했다. 이때 수행원들은 이 장관에게 승용차로 귀가하라고 권했지만 그는 “이 정도로는 운동이 안 된다”면서 성수동→월드컵경기장→은평구 자택에 이르는 길을 자전거로 거슬러 간 적이 있다. 1시간 정도의 자전거 타기로는 양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전거와 그는 불가분의 관계다. 자전거를 타고 4대강 홍보 전국 투어에 나섰고, 지난해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서도 자전거 유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더불어 걷기와 등산, 달리기도 좋아한다. 특임장관 취임 후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매일 아침 1시간가량 러닝머신을 탄다.

측근들에 따르면 올해 66세인 이 장관은 몸에 군더더기 살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몸에 열기가 넘치는지 습관적으로 바지를 걷어 올린다. 건강검진을 해보면 이 장관의 신체 연령은 30, 40대라 한다.

유년 시절은 허기졌다. 소나무껍질을 벗겨 먹던 일, 따뜻한 물 한 사발 마시고 3km 떨어진 석보초등학교에 가던 일 등 기아의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그는 얘기했다. 야산에서 칡뿌리를 캐먹거나 산나물도 따먹으며 배고픔을 해결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에서도 쌀이 모자라 쌀과 국수를 같이 삶아먹기도 했다.

담배와 술은 거의 안 한다. 불가피한 자리에서는 소주 한 잔을 큰 물잔에 타서 다시 소주잔에 나눠 마시는 식으로 대작한다. 연골과 무릎 관절 보호 차원에서 호두·땅콩 같은 견과류를 즐기는 정도다.

주변에서는 그가 한창 몸을 굴릴 나이인 30, 40대 10년을 감옥에서 보냈기에 오히려 덕을 봤을 거라고 풀이한다. 동료들이 술·담배·스트레스에 찌들 무렵 그는 국가에서 주는 정량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먹고, 일정한 운동을 했다. 술과 담배를 접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10년간 잘 관리된 체력이 요즘 들어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체질이다. 어떤 난관에 부닥치면 혼자 앉아 용을 써가며 고민하기보다는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기독교 집사로서 때론 기도하면서 종교에 기대기도 한단다. 성격은 낙천적이다. 지난해 8월 취임 후 다들 끝났다고 치부했던 개헌론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 “옳다고 믿는 일은 누가 뭐래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어서 지금까지 개헌론을 끌고 올 수 있었다”고 한 참모는 말했다.

■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
30년 동안 ‘1일 2식’을 지켜온 관리의 달인
“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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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하면서 사람도 만나는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왼쪽).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팔방미인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직접 끓인 바다장어 미역국, 매생이굴국, 곰치국 요리법 등이 있다. 운동도 일가견이 있다. 중학교 펜싱부에서 2년간 학교 대표 선수를 지냈고, 중3 때는 전국체전 부산시 예선에서 준우승도 했다. 경기고 입시 때는 100m를 12초 플랫으로 끊어 육상부에 스카우트됐다.

모친의 음식 솜씨가 동네에서 알아줄 정도로 빼어났다. 칼슘과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라는 모친의 가르침에 지금도 콩과 잡곡밥에 등푸른 생선과 푸른 야채를 즐긴다. 어려서는 생선반찬이 빠지는 날이 없었다. 미역국에도 생선이 들어갔고, 김장김치도 생태를 넣어 버무렸다. 생선은 웬만한 뼈는 물론 머리까지 씹어먹도록 교육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도 집에서 육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 한 해 한두 번이 고작이다. 반면 생선은 노 전 대표가 손수 장을 볼 정도로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3백(三白:흰색 조미료, 소금, 설탕)을 멀리하도록 교육받은 게 지금까지 이어져 설렁탕을 먹을 때도 소금을 넣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추위를 이기는 방편으로 냉수마찰을 해왔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지금까지 내복이나 장갑을 착용한 기억이 없다.
그가 하는 운동에는 요가·테니스·수영·조깅·단전호흡 등 종목이 다양하다.

정치에 입문해서는 틈틈이 걷고, 걷지 않을 때는 손이라도 움직인다. 그는 평소 실리콘볼을 가지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만지작거린다. 계단도 걸어 올라간다. 그러자면 엘리베이터를 안 타야 하고,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해서 빨리 걸어가야 한다.
“속보는 유산소운동이면서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이동시간을 조금 길게 잡으면 된다. 그리고 걸으면서 사람을 만난다는 점에서 정치인에게는 좋다. ‘걸음이 날 살린다’고 믿는다.”

그는 30년째 ‘1일 2식’주의를 지켜왔다. 아침에는 물과 차만 먹는다. 점심과 저녁도 과식은 금물이라는 신조에 따라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는다. 군것질도 전혀 안 한다. 그날의 체력은 그날 다 소진한다. 완전 탈진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기에 깊은 잠에 빠지며, 중간에 깨는 일도, 꿈을 꾸는 일도 없다. 꿈은 1년에 한 번 꿀까 말까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하루 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했다. 대학시절부터 편안하게 깊이 자는 마인드 컨트롤을 해온 덕분이다.

그러나 고교시절 접한 ‘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 잘생긴 얼굴이 건강한 몸만 못하고, 건강한 몸도 좋은 마음만 못하다)라는 경구를 늘 마음에 품고 산다. 바르고 좋은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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