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시아정책 사령탑에 일본통 러셀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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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니얼 러셀(左), 제프리 베이더(右)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행정부의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외교·안보 라인이 물갈이될 전망이다. 백악관·국무부·국방부의 내정 인사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포린폴리시와 25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아시아 정책의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는 대니얼 러셀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의 승진이 유력하다. 제프리 베이더 현 선임보좌관은 조만간 물러난다고 한다. 베이더는 1970년대 이래 국무부·NSC·무역대표부 등에서 중국 업무를 맡아온 굴지의 중국통이다. 반면 베이더 밑에서 일해온 러셀은 일본통이다. 92~95년 주한 미대사관 북한 담당관으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본 업무를 맡았다. 오사카·고베 총영사와 국무부 일본과장을 지냈다.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중파에서 지일파로 바꾼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새 정책 지향점을 상징한다. 출범 초기의 대중 개입·협조 정책에서 느슨한 대중 봉쇄로 돌아선 것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당초 G2 체제에 대한 기대 차원에서 베이더가 기용됐었다고 전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일 관계를 동아태 외교의 주축으로 삼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베이더와 함께 동아태 정책을 조율해온 국무부의 커트 캠벨 차관보는 유임 가능성과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 기용설이 함께 나돈다. 캠벨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그만둘 경우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월리스 그레그슨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는 4월에 물러날 예정이라고 한다. 캠벨은 빌 클린턴(Bill Clinton) 행정부 당시 국방부 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그레그슨은 그 밑에서 과장으로 일했다. 지한·지일파인 캠벨은 국방부로 전보돼도 동아태 정책에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미셸 플러노이 국방부 정책차관과 싱크탱크인 신미안보센터(CNAS)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스타인버그, 윌리엄 린 국방부 부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부 차관이 이 센터의 이사회·자문위원회 출신이다. 주한 대사로 내정된 조셉 도너번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의 후임에는 제임스 줌월트 주일 대사관 수석공사의 취임이 결정됐다고 한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서울=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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