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다리 휘어진 분양잔치 … 입맛 당기는 물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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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분양시장이 활짝 열렸다. 다음달부터 5월까지 서울·수도권에서 2만6000여가구, 지방에서 2만7000여가구의 주택이 분양된다. 올 봄에 선보이는 주택의 특징은 알짜 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업체들이 지난해 분양계획을 세웠다 이월한 물량 중 가장 상품성이 뛰어난 것을 골라 1번 타자로 내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지난해 분양 물량을 대폭 줄였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미분양을 우려해 신규 분양 물량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실제 업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수도권 분양 물량은 4만8516가구로 2009년 8만1812가구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8·29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조짐을 보이자 업체들이 다시 채비를 갖춰 올 봄 분양 물량을 내놓는 것이다.

 분양 조건도 수요자에게 유리하다. 분양대행사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아직 주택시장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업체는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분양가를 낮추거나 상품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익건설이 다음달 분양 예정인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 동익미라벨의 경우 별내지구 유일의 현상설계 공모단지로 별내지구 내에서 입지여건이 가장 좋고 품질도 뛰어나다. 하지만 분양가는 2009년 인근에서 분양된 단지에 비해 3.3㎡당 50만원 가량 낮은 3.3㎡당 1100만원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결국 주택수요자 입장에서는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분양잔치가 벌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청약전략을 잘 짜서 알짜 물량의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은 수요자들의 몫이다. 자신의 청약조건 분석이 출발점이다. 청약통장의 종류별로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이 다르다. 또 청약통장 납입액과 청약가점 등에 따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물량이 나뉜다.

 우선 서울·수도권 중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라면 SH공사가 분양하는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192가구), 신정·신월동 신정3지구(192가구), 마천동 마천지구(113가구), 강일동 강일2지구(94가구) 등의 공공분양 아파트를 눈여겨 보는 게 좋다.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85% 정도로 싸고 입지여건이 좋기 때문에 인기를 끌 전망이다. 대부분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계획됐다. SH공사의 부채감소 계획에 따라 일반분양으로 전환된 것들이다. 청약예금 1000만원(서울 기준) 가입자들이 신청 가능한 전용면적 114㎡다. 세곡지구와 우면2지구의 분양가가 6억~7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민간아파트도 관심거리다. 울트라건설이 4월 분양하는 550가구로 3.3㎡당 분양가가 1900만원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서울 기준 600만~1500만원의 청약예금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는 물량도 나오는데 청약가점이 60점은 넘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는 인천 송도나 청라지구로 눈을 돌려보는 게 바람직하다.

 전용면적 85㎡ 이하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나 청약부금 가입자라면 서울·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분을 고려할 만하다.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시공사 측이 조합 측에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분양가가 예상치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진중공업이 다음달 분양하는 경기 광명시 재건축 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평균 1210만원으로 예상치보다 3.3㎡당 50만원 가량 낮아졌다.

 청약저축통장 가입자에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아파트가 유리하다. LH는 경기 오산세교지구 등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분양일정은 3월에 발표한다.

 지방 수요자들은 서울·수도권 수요자보다 청약 전략을 더 잘 짜야 한다. 이달 18일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부산 명지지구 두산위브포세이돈이 1순위 최고 8대1의 경쟁률로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지방 분양시장은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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