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출신 할리우드 스타들 '더 뜨고…지고'

미주중앙

입력

아역배우 출신 스타인 린제이 로한의 추락이 끝이 없다. 전세계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던 세살박이 꼬마 모델은 이제 술과 마약에 찌들어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재활시설에서 출소하자마자 2500달러 상당의 목걸이를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절도죄로 기소된 상태이기도 하다.

린제이 로한의 경우처럼 아역출신 할리우드 스타들의 잦은 부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착실히 커리어를 쌓아 대배우로 성장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각종 사건사고를 달고 다니며 문제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배우들도 많다. 할리우드 아역스타들의 성공과 실패를 조명해봤다.

◇아역스타 왜 망가지나

할리우드와 파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역배우라고 예외는 아니다. 스타와의 친분을 내세우고 싶어하는 파티 호스트나 클럽측에서는 무차별적으로 아역 배우들을 초대해 온갖 향응을 제공한다. 하지만 촬영현장보다 파티나 행사장에 자주 들락거리는 셀러브리티형 아역출신 배우들일수록 몰락의 길을 가는 경우가 잦다. 파티와 술 마약 복잡한 연애관계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아역출신 스타 대부분이 알콜이나 마약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스스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자제력이나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사리판단 능력이 잘 형성되지 않은 나이인만큼 파티장의 어두운 이면은 생각지 못하고 화려함에만 금방 현혹되고 젖어드는 경우가 많다. '터미네이터 2'로 유명한 에드워드 펄롱 '식스센스'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 등이 이 같은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 1년전 사망한 하이틴 스타 코리 하임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할리우드의 A급 배우로 자리를 잡은 드류 배리모어 역시 어릴적부터 손을 대기 시작한 약물 탓에 재활 치료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가족과 얼마나 정상적 관계를 유지하느냐도 성공을 결정짓는 필수 요소다. 아역스타들의 활동 범위나 수익 문제에 부모가 잘못 개입할 경우 성장과정에서 마찰을 빚으며 자녀가 엇나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대로 된 사회관이나 직업관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올바른 교육과 보살핌 역시 아역배우들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릴적부터 부와 명예를 거머쥔 탓에 경제관념이 부족한데다 함께 일할 믿을만한 스태프를 고르는 일에 익숙치 못한 아역배우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린제이 로한의 몰락에는 흥청망청한 과소비와 파티에 중독된 문란한 삶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부모의 이혼과 이로 인한 가정의 불화 재산권 다툼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나홀로 집에' '마이걸' 등으로 유명했던 맥컬리 컬킨 역시 알콜과 약물 중독에 가정불화가 겹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크리스찬 베일도 10대에 데뷔한 아역스타 출신으로 흥행력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대스타이지만 어머니와 여동생을 폭행해 경찰에 연행된 적이 있을만큼 가족과의 불화로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잘 자란 아역스타도 있다

반면 꾸준히 연기자로서의 커리어를 추구하며 필모그래피를 구축해가는 '배우 추구형' 아역 스타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할리우드에 훌륭히 안착하는 경우가 많다.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좋은 작품을 신중히 골라 출연하며 차근차근 스스로를 연마하고 성인연기자로서의 이미지를 조금씩 쌓아온 케이스다. 거장 감독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역의 틀을 깨고 성장하는 경우도 많다. 학업도 꾸준히 수행해 자칫 지적인 성장에 태만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서 삶의 균형을 유지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조디 포스터가 있다. 세살때 광고 모델로 데뷔한 조디 포스터는 TV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역스타의 자리를 굳히는가 싶더니 12살의 나이에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을 만나 '택시 드라이버'를 통해 본격적 연기자로서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피고인', '양들의 침묵', '콘택트', '패닉 룸', '인사이드 맨'등 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면서도 연기력을 뽐낼 수 있는 작품들만 골라 훌륭히 소화해 내면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조디 포스터는 훌륭한 성인배우가 될 단 하나의 목적으로 예일대에 진학, 문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영화 '레옹'으로 데뷔했던 나탈리 포트만 역시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의 우디 앨런 감독, '화성침공'의 팀 버튼 감독 등과 일하며 경험을 쌓고 연기력을 성장시켜 왔다. 고등학생 당시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스타워즈' 프리미어에 불참한 에피소드나 하버드대 심리학과 재학당시 기숙사에 기거하며 학구열을 불태웠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고 자립성과 사회성을 쌓아 온 그녀의 경험은 나탈리 포트만의 30세의 나이에 관객과 평단 모두의 찬사를 받는 여배우의 위치에 우뚝서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아역배우 출신이다. 10대 시절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디스 보이즈 라이프' 등으로 소녀들의 우상이 됐던 그는 이후 제임스 카메론, 마틴 스콜세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명감독과 연이어 작업하며 꽃미남의 이미지를 버리고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다코타 패닝 역시 훌륭히 성장 중인 아역스타로 꼽힌다. 아직 열일곱살의 나이에 불과하지만 2000년 데뷔 이후 매년 1~2편의 영화를 신중히 골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배우다.

아역스타 마일리 사이러스 부모 "'해나 몬타나' 출연시킨 것 후회"

유명 아역스타의 부모가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탄 딸로 인해 가정이 파탄났다고 한탄해 할리우드가 충격에 휩싸였다.

10대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어 온 드라마 '해나 몬태나'의 아역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아버지가 딸을 스타로 만든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아버지이자 컨트리 가수인 빌리 레이 사이러스는 최근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일리가 대스타가 되면서 본인은 물론 가정까지 모든게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통제불능 상태인 딸을 보면 마이클 잭슨이나 안나 니콜 스미스, 커트 코베인과 같은 길을 갈까 두렵다”고 말했다. 마일리 사이러스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하이틴 스타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잇단 스캔들과 마약 추문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빌리 레이 사이러스와 부인 레티샤 핀리도 마일리 사이러스의 출세 이후 끊임없이 갈등을 빚다 지난해 이혼했다. 빌리 레이 사이러스는 인터뷰에서 “마일리의 주변 사람들은 딸을 온통 위험으로만 몰아 넣고 있다”며 “아직 열여덟밖에 안 된 딸을 보호해주고 싶지만 역부족”이라고 스스로의 신세를 개탄하기도 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해나 몬타나’에 출연해 스타가 된 과거를 모두 되돌리고 싶다”며 “가족 모두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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