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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 영어 글쓰기 실력 쌓는 독특한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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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글쓰기는 해보려고 하다 포기하기 쉽다. 문법에 신경 쓰다 보면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주위의 꾸준한 관심 없이는 혼자 지속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내가 쓰는 영어문장을 보고 원어민 친구가 질문을 던지거나 문장을 교정해준다면 어떨까? 초·중학생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독특한 영어 글쓰기 방법을 알아봤다.

트위터 이용한 영어문장 연습 효과 있어

“내가 쓴 영어 문장을 읽고 조언해줄 2억명의 미국인 친구가 생기는 셈이죠. 신세계가 열린다고나 할까요?” 이근영(연세대 화학과 졸·미국 유학 준비중)씨가 최근 주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어학습도구는 ‘트위터(Twitter)’다. 그는 지금까지 영어권 나라에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다. 대학 전공도 영어와는 거리가 먼 순수과학분야다. 하지만 군대에선 통역병, 프로농구단(현대모비스) 동시통역사, 토익 만점 등 영어 방면으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영어학습법과 관련된 책도 2권이나 썼다.

그는 “트위터는 애초 전세계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유독 국내판 ‘축소메신저’의 역할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영어울렁증’을 이유로 한글만 사용하며 한국인끼리만 교류한다는 것이다.

그가 트위터를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영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모두 버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트위터의 140자로 제한된 공간에는 길고 복잡한 문장을 쓸 수 없다. 문법 틀에 얽매여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고심할 필요도 없다. 그날 그날 느끼는 감정을 한 줄 내외의 문장으로 가볍게 적어가다 보면 어느새 외국인 친구의‘리플’이 하나 둘씩 달린다. 자연스럽게 문법의 오류를 지적해주거나 문장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친절한 조언자도 등장한다. 이렇게 배운 내용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자신의 실력으로 쌓인다.

이씨는 “트위터에서 팔로워(Follower, 자신의 트위터를 즐겨찾기로 등록한 사람)가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내 글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 친구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를 애용하는 유명인사의 글도 좋은 교재가 된다. 이씨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 장)와 프로 골퍼 미셸 위, 가수 머라이어 캐리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트위터를 추천했다. 이들의 트위터는 100% 영어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교양 있는 화법과 정갈한 문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중·고생이 문장을 베껴 쓰는 연습을 하기에 유용하다. 처음 트위터로 영어 글쓰기를 시도하는 초보생이라면 영어와 한글을 적절히 혼합해 사용하는 그룹 ‘원더걸스’의 예은이 사용하는 트위터를 방문해도 좋다.

그는 처음 트위터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초·중·고생에게 주어와 동사만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부터 해 볼 것을 조언했다. “I slept(나는 잠들었다), I was sick and tired(난 피곤했다)라고 일단 먼저 써보세요. 누구와, 언제, 어디서, 왜를 쓰는 법을 배우는 건 차차 저절로 익숙해지게 됩니다. 중요한 건 매일 트위터에 한 문장씩이라도 영어를 써보는 습관을 가지는 거죠”

하루 3줄 영어일기와 명사 미니북도 유용

매일 영어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진영(서울 우신초 5)군은 최근 인터넷 카페(cafe.naver.com/endiary)에 영어로 일기를 써서 올리는데 재미를 붙였다. 공개일기코너에 영어로 일기를 쓰면 회원들이 보고 문장 교정은 물론 답글도 달아준다. 글을 올리기 전에 몇 번씩 점검하다 보니 영어실력이 자연스레 늘었다. 김군은 “틀린 부분을 지적당해도 부끄럽다기보다 내 글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기분 좋아 자주 접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철주니어 도곡캠퍼스 박경태 부원장은 “좋아하는 롤 모델을 찾아 영어 미니북을 만들어보라”고 권했다. 김연아를 좋아한다면, 김연아와 관련된 한글 기사를 여러 개 모아 정리한 뒤 영어 문장으로 간단히 요약한다. 김연아의 생애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과 피겨스케이팅을 잘하게 된 계기등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짤막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수준이면 된다. 김연아와 CNN이 인터뷰한 영문기사를 참고해 나만의 가상 영어 인터뷰를 써볼 수도 있다. 박 부원장은 “영어로 질문내용을 적을 땐 의문문 연습을, 답변내용을 정리할 땐 영문 요약연습을 할 수 있다”며 “한글로 된 원본기사가 있기 때문에 처음 영어 글쓰기를 할 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완성된 문장을 작성해 본 경험이 없는 초보생이라면, 단어와 숙어 위주의 미결 문장을 쓰는 연습부터 시작해도 좋다. 자신이 아는 단어와 숙어만 나열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먼저 나열한다. 이때 문법이 전혀 맞지않고 정확한 단어가 아니어도 상관 없다. 이렇게 내용을 먼저 정리한 뒤 자신이 적은 단어와 숙어를 키워드로 활용해 사전과 교재를 찾아보며 한 문장씩 문법에 맞춰 완성한다.

박 부원장은 “처음에 완성된 문장만 쓰려고 집중하다 보면 내용보다 문법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법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펼치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영어글쓰기, 이렇게 해보세요

① 주어와 동사만 활용해 문장을 써본다. 익숙해지면 목적어와 보어 표현을 하나씩 추가한다.
② 완결된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단어와 숙어만 사용해 표현한 뒤 차후에 자료를 참고해 문장을 완성한다.
③ 흑인은 종종 그들만의 독특한 어휘와 문법을 사용해 말한다. 글쓰기 실력이 서툰 시기에는 흑인이 사용하는 문장이나 표현은 가급적 피한다.
④ 하루에 10분씩만 꾸준히 영어글쓰기연습을 계속한다.
⑤ 남이 쓴 문장 중에서 좋았던 표현은 따로 적어두거나 표시해 다음에 활용해본다.

[사진설명] 매일 스마트폰을 활용해 트위터를 즐긴다는 이근명씨는 “외국인 친구들은 트위터 속 대화에서 문법보다 내용을 중시하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대화를 시도해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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