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바람, 윈도 흔든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컴퓨터전시회인 '99 가을 컴덱스' 에 리눅스 관련 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인 가운데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리눅스' 열풍이 불고 있다.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본 프로그램인 운영체제(OS)에서 문서작성.전자문서.보안 등 응용프로그램까지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신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상황이다.

이는 정부가 '국민PC' 에 리눅스를 윈도와 함께 기본 OS로 선정한 데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법정에서 독점 판정을 받아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리눅스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안철수(安哲秀)씨는 " '윈도는 가고 리눅스가 온다' 는 유행어까지 나올 정도" 라며 "올해 말을 시작으로 리눅스시대가 열리면서 OS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 이라고 말했다.

◇ 리눅스〓MS사 '윈도' 의 강적으로 나타난 PC운영체체.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는 공개용 소프트웨어로 거의 공짜다.

지난 91년 핀란드의 대학생인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리눅스는 인터넷을 통해 원천프로그램이 공개되면서 전세계 2천여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개발에 참여, 오늘날의 강력한 운영체제로 성장했다.

◇ 어떤 제품이 있나〓리눅스는 원래 기업내 중형 컴퓨터용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기존에 출시된 대부분의 제품이 PC에서 쓰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PC용 리눅스를 잇따라 개발, 관련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래아한글' 을 리눅스용으로 개발해 화제를 모았던 미지리서치는 얼마전 리눅스 보급판인 '미지 리눅스' 를 개발, 한컴정보기술을 통해 출시했다.

이 제품은 리눅스용 아래아한글.PC통신 프로그램.인터넷 브라우저까지 담겨 있어 문서작성에서 통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웹데이터뱅크가 출시한 '큐 리눅스' 는 초보자용이다. PC를 켠 뒤 CD롬 드라이브에 큐 리눅스가 담긴 CD를 삽입하면 설치작업이 완료된다. 웹데이터뱅크의 홈페이지(http://wdb.c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밖에 이지리눅스의 '런 온 CD' 와 세지 - 이포스탑의 '아이 리눅스' , 리눅스원의 '알짜리눅스 6.1' 과 리눅스코리아의 '파워리눅스 6.0' , 아이티필의 '오픈 리눅스' 등도 기본 정보와 설치방법 등을 담은 매뉴얼과 함께 판매되고 있다.

◇ 정부.업계 움직임〓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시대에는 리눅스가 가장 적합한 PC운용체제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고 기술개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공종렬 정책국장은 "정부의 지원책으로 국내에서도 리눅스 산업이 활성화될 것" 이라며 "우리 나라를 아시아 리눅스의 메카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 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컴퓨터 업계의 경우 12개 인터넷PC 공급업체중 세지-이포스탑 등 6개사가 리눅스를 기본 운영체제로 채택했다. 대형 PC업체도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나모인터랙티브.시큐어소프트 등이 본격적인 리눅스 사업을 선언했다. 리눅스코리아의 한동훈 사장은 "국내 기업이나 컴퓨터 이용자 사이에 리눅스를 쓰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체도 앞으로 속출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는〓지난해 말부터 IBM.오라클.컴팩 등 세계적인 컴퓨터.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윈도 대안으로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윈도 없이 리눅스만 탑재한 인터넷 전용 PC를 미국 게이트웨이와 델 등이 준비 중이다.

이들 제품은 인터넷PC로 스크린과 무선키보드만으로 구성, 부팅과정이 필요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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