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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강력해진 국산차 톡톡 튀는 수입차, 대한민국 도로가 달라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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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국산차 가격의 ‘고공행진’과 수입차 가격의 ‘거품빼기’로 최근 차값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양쪽을 저울질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의 가격에서 까치발을 서면 수입차 여러 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는 거의 그랜저와 한 울타리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한 인피니티의 경우 G25가 가늠자에 잡힌다.

올해 새로 나온 그랜저는 5세대다. 그런데 나이를 거꾸로 먹는 모양이다. 신형 그랜저는 역대 어떤 모델보다 젊고 싱싱하다. 쏘나타와 같은 뼈대를 쓰면서 종아리가 튼실해진 덕분이다. 그래서 반응이 또렷해졌고 움직임은 선명해졌다. 하지만 쏘나타의 선연한 느낌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쏘나타에 비해 그랜저는 한결 부드럽다.

인피니티 G25는 누가 봐도 그랜저의 아우뻘이다. 덩치로는 그랜저를 못 따라간다. 실내공간 역시 그랜저보다 작다. 그런데 심장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그랜저 HG240의 엔진은 V6 2.4L로 201마력을 낸다. 반면 G25는 221마력짜리 V6 2.5L 엔진을 품었다. 20마력 차이를 무시할 순 없다. 물론 페달을 바닥까지 밟지 않는 한 가속에서 확연히 구분될 정도는 아니다.

그랜저와 G25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굴림 방식이다. 그랜저는 앞바퀴, G25는 뒷바퀴가 땅을 박찬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운전감각의 차이로 이어진다. G25가 한층 공격적이다. 아울러 그랜저의 핸들링이 많이 날카로워졌지만, 스포츠 세단을 자청한 G25의 예리함엔 못 미친다.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거르는 솜씨는 그랜저가 한 수 위다. 쏘나타나 SM5·토스카 같은 앞바퀴 굴림 중형차의 익숙하고 편안한 감각을 원한다면 그랜저가 제격이다. 그랜저는 중형차보다 한층 풍요롭고 나긋나긋한 감각이 매력적이다. 반면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면 G25를 노려볼 만하다. 엔진과 구동축이 앞뒤로 나뉘어 균형감각이 남다르다. 대신 실내공간이 빠듯해지는 건 감안해야 한다.

전통에 맞서는 패기, 숙명의 라이벌전
소형차 현대 아반떼 vs 도요타 코롤라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도요타 코롤라는 북미에서 같은 타깃 층을 노리는 라이벌이다. 숙명의 맞수가 국내에서도 맞붙게 됐다. 이전 세대의 아반떼만 해도 코롤라와 정면승부는 무리였다. 브랜드 인지도와 성능·품질 모두 같은 선에서 비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반떼가 신형으로 거듭나면서 각종 수치 비교에서 코롤라를 앞서게 됐다. 쏘나타의 캠리 역전극이 재현된 것이다.

이번 아반떼의 디자인에 녹아든 개념은 자신감이다. 철판을 과감하게 주물렀다. 무엇보다 라이벌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없다.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 많이 눕힌 앞유리나 기교를 남발한 인테리어는 스포츠 쿠페(문이 좌우에 한 개씩만 달린 차)라 해도 될 정도다. 반면 코롤라는 날렵하되 보수적인 분위기가 짙다. 가만 놔둬도 잘 팔리는데 괜한 모험은 하지 않겠다는 신중함이 묻어난다. 코롤라의 배기량은 1.8L다. 아반떼의 1.6L를 웃돈다. 그런데 출력은 반대다. 아반떼가 140마력으로 132마력의 코롤라를 앞선다. 비결은 직분사(GDI) 시스템. 아반떼는 연료를 공기와 미리 섞지 않고 실린더에 직접 뿜는다. 고압으로 으깨어 뿜어 폭발의 질이 좋다. 차가운 연료가 실린더도 식힌다. 그래서 효율이 좋다. 그만큼 출력과 연비에 유리하다.

변속기도 아반떼가 자동 6단으로 한 수 위다. 코롤라는 자동 4단이다. 기어 단수를 잘게 쪼갤수록 부드러운 변속과 고속주행 연비에 도움이 된다. 에어백은 둘 다 6개씩 품었다. 각각의 바퀴에 개별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도 빠짐없이 갖췄다. 각종 장비와 기술로 드러난 안전성에선 좀처럼 둘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반떼는 패기 넘치는 도전자다. 후발주자답게 경쟁자를 꼼꼼히 분석해 치열하게 한 뼘이라도 앞섰다. 반면 코롤라는 노련한 챔피언이다. 미국 시장에서 동급 베스트셀러답게 오랜 세월 농익은 완성도로 승부에 나설 참이다. 아반떼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도요타는 미국에서 2011년형 코롤라를 선보이면서 40여 년 전통을 누누이 강조했다.

편견을 깬 디자인과 아이디어의 대결
다목적 차 현대 벨로스터 vs 닛산 큐브

올해 대한민국의 거리 풍경이 좀 더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독특한 외모로 눈길을 끌 신차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와 닛산 큐브. 둘은 서로 다른 별에서 온 것처럼 생김새와 성격이 세단과는 전혀 딴판이다. 하지만 공통분모도 존재한다. 벨로스터와 큐브 모두 판에 박힌 상식과 케케묵은 편견에서 자유롭다. 가격 차이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벨로스터는 좌우 대칭의 개념을 과감히 허물었다. 도어를 운전석 쪽엔 한 개, 동반석 쪽엔 두 개를 달았다. 쿠페와 세단의 두 얼굴을 지닌 셈이다. 뒷좌석 승객의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스포츠 쿠페의 낭만을 꿈꾸지만 행여 가족이 불편할까 망설이는 가장을 포섭하기 위한 묘안이기도 하다. 닛산 큐브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똘똘 뭉쳤다. 공간을 먼저 확보한 뒤 디자인을 다듬었다. 풍선 불 듯 차체를 구석구석 부풀렸다. 그 결과 모서리만 빼고 평평한 박스 스타일이 완성됐다. 바퀴는 차체의 네 귀퉁이로 바짝 몰아냈다. 이어서 실내의 대시보드와 도어, 시트를 납작하게 다졌다. 그래서 큐브에 타면 웃풍이 느껴질 만큼 휑하다.

벨로스터는 투스카니의 후속이다. 뒷바퀴 굴림 방식인 제네시스 쿠페보다 저렴하며 다루기 쉬운 스포츠 쿠페를 지향한다. 엔진은 아반떼와 같은 1.6L 직분사다. 미국 기준으로 138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듀얼 클러치 자동 6단이다. 동력 낭비 없는 수동과 클러치 밟는 수고 없는 자동의 장점만 짝지은 첨단 변속기다. 반면 큐브는 1.8L 122마력 엔진에 무단변속기(CVT)를 물렸다. 동력 성능도 평범하다. 하지만 위트 넘치는 디자인과 실용적 쓰임새가 성능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다. 나이와 수입에 비례해 차를 키워가는 ‘사다리 오르기’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면, 벨로스터나 큐브로 일탈을 꿈꿔볼 때다. 그런데 성향이 극과 극이어서, 둘 중 하나 고르기가 더욱 망설여진다.

펑퍼짐한 미국식 미니밴은 이젠 그만
미니밴 쉐보레 올란도 vs 푸조 5008

카니발과 카렌스로 현대·기아차가 독점해 흥미가 반감된 미니밴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등장한다. 먼저 치고 나올 선수는 쉐보레 올란도다. 올해 GM대우에서 탈바꿈해 쉐보레 엠블럼을 달고 국내에 선보일 8개 신차 가운데 첫 번째 타자다. 올란도는 라세티 프리미어의 뼈대를 기본으로 만든 다목적차다. 서글서글한 생김새와 각 모서리까지 시원스럽게 뻗은 차체 때문에 실제보다 커보인다. 3열 시트까지 갖춰 7명을 태울 수 있다. 안팎 디자인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속은 입체적이고 겉은 반듯하다. 엔진은 2.0L 디젤인데, 130마력과 163마력의 두 가지로 나뉜다. 연료비가 저렴한 1.8L LPG 엔진도 얹을 예정이다. 여기에 6단 수동 및 자동변속기를 짝짓는다. 올란도는 이달 21일 전북 군산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올해 미니밴 시장을 달굴 또 하나의 주역은 푸조 5008이다. 5인승 크로스오버 SUV인 3008과 달리 5008은 7명이 탈 수 있는 미니밴이다. 2+3+2의 시트 구성 또한 올란도와 판박이다. 하지만 좌우로 기다랗게 이어진 올란도의 시트와 달리 5008은 한 명분씩 따로 분리된 독립식이다. 덩치는 올란도가 크다. 길이만 짧을 뿐 너비와 높이 모두 5008을 웃돈다.

푸조 5008은 미니밴답지 않게 미끈한 디자인을 뽐낸다. 공기저항계수가 프랑스 고속열차 테제베(TGV)와 비슷하다. 천장엔 1.69㎡에 달하는 초대형 유리를 씌워 개방감이 뛰어나다. 2~3열 시트는 쓰지 않을 때 트렁크 바닥과 같은 높이로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또한 2열 시트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등받이도 비스듬히 눕힐 수 있다. 국내엔 1.6L 110마력 디젤 엔진에 반자동 변속기 MCP를 어울린 5008이 수입될 전망이다. 올란도와 5008은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 미니밴이다. 미국형 미니밴인 카니발 시리즈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생김새와 엔진이 누가 봐도 유럽차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올란도와 5008은 국산차와 수입차로 만나 경쟁하게 됐다.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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