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 가볼 만한 가족 해외 여행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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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설 연휴가 5일이다. 방학과 휴가를 잘만 이용하면 최대 9일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는 탓에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가족들이 많다. 이번 해외 여행에 온 가족이 함께 유익한 여행 수업을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미국 아이비리그 탐방
진정한 글로벌 리더의 모습 확인

김세걸(51·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씨는 7년 전아들 김요한(안양 평촌고 1)군과 함께 두 달 동안 미국과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다녀왔다. 첫 번째 목적지 미국에서는 브라운 대학에 다니던 사촌 형의 초대로 아이비리그 대학을 탐방했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었던 두 부자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아이비리그를 무사히 졸업하려면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평소 책을 열심히 읽고 운동도 잘 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군에게 사촌 형은 “체력을 단련시켜야 공부도 잘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일을 다양하게 하다보면 시간을 쪼개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시간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알려줬다.

김씨는 “상생과 공존의 리더십이 미국사회를 유지하는 키워드”라며 “아이비리그 대학 교정을 함께 거닐어보고 도서관이나 강의실을 엿보는 경험을 꼭 해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앨 고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불편한 진실’은 미국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여행을 떠나기 전 영화를 보고 진정한 글로벌 리더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덧붙였다.

같은 듯 다른 유럽
역사와 문화 비교·분석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철도로 연결된다. 김씨는 “유럽은 역사·문화적으로 한국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사전에 나라별 특징을 제대로 공부하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검소함과 체계성을 미덕으로 하는 독일에서는 음악이 발달했다. 음악은 규칙성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분방함이 특징인 프랑스는 미술이 발달했다. 독일출신 음악가(베토벤·바흐·헨델)의 작품과 프랑스 출신 화가(세잔·밀레)의 작품을 사전에 살펴보고 가면 두나라를 비교·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대다수인 영국에서는 위대한 문학가들이 많이 탄생했다.

그러나 우울한 날씨 탓에 비극적 결말을 가진 작품이 많다. 반대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햇볕이 쨍쨍 비추는 날이 많아 광장 문화가 발달했다. 김씨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어보고 현지에서 날씨와 연결시켜 독후감을 쓰게하면 영국과 스페인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듯 달라 보이는 유럽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해 살아가는 것이다. 김씨는 “발도르프 학교의 환경교육 사례와 관련된 신문기사나 영상자료를 구해 읽어보고 독일의 환경보호 사례를 현지에서 3개 이상 찾게 해 환경보고서를 써보는 것도 좋은 수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류 열풍 부는 동남아
문화·종교 관련 영어 인터뷰

얼마 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문주리(41·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씨는 딸 박소민(경기 동학초 4)양에게 영어인터뷰를 하게 해 영어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현지 가이드에게 언어, 문화, 종교와 관련된 궁금증을 물어보고 답변을 듣게 해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게 한 것이다. 문씨는 “여행기간 내내 간단히 일기를 쓰게 하고 궁금증을 따로 정리해뒀다가 마지막 날 인터뷰를 하면 효과적”이라며 “인터뷰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와 모니터링을 하면 발음과 억양을 보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에는 지금 한류열풍이 한창이다. 한국 사람이라고 말하면 한국의 연예인이나 드라마 제목을 거론하며 관심을 보이는 현지인들이 많다. 문씨는 “한류와 관련된 정보를 미리 조사해 동남아 한류 열풍을 주제로 탐구보고서를 쓰면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일러스트=장미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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