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돌아온다, 한화 아닌 KIA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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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뛴 이범호(30·사진)가 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다. 그를 맞이한 팀은 10년간 활약한 친정팀 한화가 아니라 KIA다.

 KIA 구단은 27일 이범호와 1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2억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KIA는 이범호를 3루수로 기용하고 2009년 홈런·타점왕인 김상현(31)을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돌릴 예정이다.

 이범호의 KIA 입단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이범호는 일본 진출 첫해인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48경기(타율 0.226·홈런 4개·타점 8개) 출전에 그쳤다. 시즌 뒤 소프트뱅크는 “조건 없이 이범호를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꼴찌에 그친 한화의 최대 약점이 3루였던 것을 감안하면 친정팀으로 돌아오는 것이 순리였다.

 한화는 이번 겨울 이범호와 아홉 차례나 만났지만 계약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에서 실패한 이범호가 다년 계약과 지나치게 많은 몸값을 요구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비난은 이범호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이범호는 KIA와 1년 계약을 했다. 계약금을 받았지만 연봉은 2009년 한화에서 받은 액수(3억3000만원)에서 조금 올랐을 뿐이다.

 한화는 2009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범호에게 4년간 총액 40억원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1년 만에 당시 제시액의 절반 정도만 주고 다시 그를 데려올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구단에 이범호 재영입을 요청했던 한대화 한화 감독은 27일 “아쉽지만 이미 물 건너간 일”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이범호를 전격적으로 영입한 김조호 KIA 단장은 “장타력 있는 내야수를 얻어 기쁘다. 큰 역할을 맡아줄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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