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장 구속 파장] 한진 경영권 변화 예상

중앙일보

입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구속됨으로써 재계 서열(자산기준) 6위인 한진그룹의 향후 경영권 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한진이 주력해온 항공.해운 등 물류관련 업종 전반에까지 영향이 예상된다.

또 강도 높은 국세청 조사와 검찰 수사 끝에 대그룹 오너 총수가 구속된 데 대해 재계 전체가 "우리도 안심 못한다" 며 긴장하고 있다.

趙회장의 구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한진은 당장 경영권 공백을 메우는 일이 시급해졌다.

재계에서도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가 감지된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을 포함한 한진의 경영권 구도 변화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물론 한진은 공식적으로 "趙회장은 지난 4월 항공기 사고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만 맡아왔기 때문에 공백은 없을 것"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한진으로선 지난 10년간 구축해온 오너 2세 4형제의 그룹 분할체제를 대체할 새 경영 구도를 짜기가 어려운 실정이기도 하다.

한진 내부에서는 당분간 차남인 조남호(趙南鎬)한진중공업 부회장을 축으로 심이택(沈利澤)대한항공 사장.이태원(李泰元)㈜한진 사장.송영수(宋榮壽)한진중공업 사장 등 그룹 원로 전문경영인들이 중심이 된 대행체제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이달 초 3개 금융 계열사를 그룹에서 떼어내 4남 조정호(趙正鎬)한진투자증권 부회장에게 경영을 일임하기로 한 것도 2세 분할 경영구도를 앞당기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벌체제에 대한 정부의 못마땅한 시각을 감안할 때 이번 일을 계기로 조중훈(趙重勳)명예회장의 경영상 거취를 포함한 경영구도에 또 다른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진은 趙회장 구속 외에도 '괌 여객기 사고' 책임으로 괌 취항 2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데다 탈세추징금으로 수천억원을 물어내야 할 판이라 경영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조수호(趙秀鎬)한진해운 사장은 구속은 면했지만 수사가 계속돼 경영일선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라 이 역시 한진엔 부담스런 부분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