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신경활동 모방 컴퓨터프로그램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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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중인 교포 과학자 2명이 사람이 사물이나 문장 등을 파악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의 작용을 그대로 모방한 컴퓨터프로그램을 최초로 개발, 세계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사 벨연구소(Bell Labs)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연구소의 이동렬(미국명 다니엘 리.29)박사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승현준 (세바스천 승.33)교수가 뇌 신경 작용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 지적활동을 그대로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Learning the parts of objects by non-negative matrix factorization)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21일자에 리뷰논문과 함께 실려 주목을 받았다.

이박사는 9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초빙교수를 지낸 미시건공대 이종길(57)교수의 아들이며 승박사는 텍사스대의 유명한 철학교수인 승계호박사의 아들로 둘다 물리학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천재 과학자로 꼽히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많은 문장과 사진 등 방대한 자료 속에서 의미있는 특징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내용을 인식하는 뇌의 활동을 컴퓨터 프로그램이 그대로수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박사는 "이 프로그램은 물체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요소를 찾아 그 사물을 인식하는 사람의 지능활동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주변 세계에 대해 학습을 한다"고 말했다.

2천400명의 얼굴 사진을 이 프로그램에 제시하자 이 프로그램은 눈과 코, 귀,입 같은 공통요소를 먼저 찾고 각각 요소를 유사성에 따라 사진을 분류했으며 이같은 49가지 특징을 이용해 2천400명의 얼굴을 재창조해냈다.

이 프로그램은 또 사진이나 문서 등을 분석, 특정 패턴을 찾는데도 쓰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은 백과사전 데이터베이스에 적용, 수천건의 자료를 내용에 따라 200개의 주제별로 분류하는데 성공했다.

식물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 프로그램은 꽃, 잎, 식물 등의 단어를 한 범주로 묶는 법을 스스로 익혀 자료를 분류한 것이다.

또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료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 앞으로 동영상이나 사진 등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기 위해 압축하는데도 이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효율적인 인터넷검색법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특정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은 자료에서도 찾는 것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 들어있는 웹페이지를 찾을 수 있고 철자법이 비슷한 단어,예컨데 금속 `납(lead)''과 `지도력(leadership)''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는 검색엔진개발도 가능하다.

벨연구소에서 승박사와 함께 연구한 포항공대 오종훈(물리학)교수는 "승박사와 이박사는 모두 20대 초반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천재 과학자로 승박사는 노벨상이 기대되는 드문 기대주로 알려져 있다"며 "이 연구는 두뇌의 외부 정보 처리와 지적활동 과정 등을 규명하고 이를 인공지능에 이용하는데 기초를 제공하는 중요한연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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