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자자리유성우, 기대할만 하다

중앙일보

입력

"당신 달력의 11월 17일에 동그라미를 표시해 놓으세요. 그날이 바로 가장 흥미로운 천체현상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자자리유성우 폭풍(meteor storm)이 몰려오는 날입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는 11월호에 천문학자 봅 버만박사의 사자자리유성우에 대한 기고문을 실어 천문.우주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버만박사는 "어쩌면 몇분에 하나씩 스쳐가는 별동별 밖에 못볼 수도 있지만 운만 좋으면 잇따라 떨어지는 별똥별로 밤하늘이 불타는 것처럼 보이는 일생 최대의 우주쇼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자자리유성우가 어느 정도의 별똥별을 뿌릴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우주공간에 떠있는 물체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어느 위치에 놓이게 되는지를 정확히계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행성이나 혜성의 경우 태양과 주변 행성의 중력에 쉽게 영향을 받아 정확한 위치와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예를들어 오늘 지구를 가까스로 비껴간 소행성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언젠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점이 바로 천문학자들이 올해의 사자자리유성우가 금세기 최대의 우주쇼가 될것인지 아니면 밤하늘에 몇개의 별똥별을 내보이는 빈약한 잔치로 끝날 것인지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다.

사자자리유성우는 모래 크기의 템펠-터틀혜성 부스러기가 지구 대기권과 충돌하면서 불타는 현상이다. 이 혜성은 33년마다 태양을 찾아오고 이때마다 핵이 서서히 녹으면서 조각들을 궤도에 뿌려놓는데 매년 11월 지구가 이 궤도 근처를 지날 때마다 혜성 부스러기들이 대기권에서 불타며 별똥별이 된다.

1833년 11월 13일 새벽에는 시간당 10만개의 별똥별이 쏟아져 많은 미국인들이 종말이 온 것으로 생각할 정도였고 1866년에도 별똥별 우주쇼를 연출했으나 이후 천문학자들의 사자자리유성우에 대한 예측은 번번이 빗나갔다.
1899년과 1933년 사자자리유성우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1966년 초당 40개 정도의 별똥별이 관측되면서 사자자리 유성우에 대한관심이 다시 불붙었다. 2년전 템펠-터틀혜성이 태양을 지나갔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사자자리유성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당연한다.

지난해의 사자자리유성우는 평소 시간당 20개 정도의 별똥별이 나타나는 것에비하면 훌륭한 유성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유성우 폭풍(storm)에는 크게못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성우 극대기가 예측보다 하루일찍 왔고 가장 화려한 별똥별도 관측최적지로 전망되던 동북아시아가 아닌 유럽지역에서 관찰돼 많은 사람들을실망시켰다.

그러나 버만박사는 "(이런 예측의 어려움으로 볼 때) 올해에도 11월 16일부터 밤하늘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유성우를 볼 때는 한 눈에 더 넓은하늘을 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망원경이나 쌍안경은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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