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11] 청소년 롤 모델들이 전하는 응원 메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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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辛卯)년 새해를 맞아 우리 청소년들이 토끼처럼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각계 인사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매일 꿈을 꾸며 스스로에게 끝없이 도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박정식·설승은 기자

“실패노트 쓰자, 성공이 보인다”

강성태 사회적기업 ‘공신닷컴’ 대표

“난 학창시절 공부를 해도 성적이 늘 제자리걸음이었어요. 과외 받는 친구가 부러웠고, 머리를 나쁘게 낳아줬다며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죠. 고2 땐 점수가 50점대에 머물러 좌절한 적도 있어요.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서 “쟤는 열심히 해도 안돼”라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게 오히려 동기가 됐죠. ‘왜 성적이 안 오를까’ 고민하며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하나하나 시도했어요. 그 과정을 ‘실패노트’에 썼죠. 그렇게 시도해서 성공한 방법, 마음을 다지는 격언, 잘못된 공부습관, 실패한 이유 등등.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돌아보며 시행착오를 거듭했어요. 그 노트를 곁에 두고 항상 가슴에 새겼습니다. 이랬던 제가 지금은 ‘공신’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공부법과 동기부여법을 전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공신 선·후배들과 멘토링도 하고 있어요. 학창시절 어려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사람을 발전시키는 건 시련이라고 합니다. 힘들 때마다 ‘고통이 심할수록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세요. 실패를 분석하면 어느새 성공에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겁니다.”

“하기로 했다면 모든 열정을 불사르라”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 호원대 교수

“저는 ‘이왕 하기로 했으면 모든 열정을 불사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무를 썰기로 결심하고 칼을 뽑은 거 이왕이면 잘 썰어야겠죠. 대학에 가기로 결정했다면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배우가 되기로 했다면 좋은 배우가 되는 겁니다. 선택한 일에는 가진 열정을 모두 쏟는다는 원칙으로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전 한국 뮤지컬계에 ‘음악감독’이란 인식이 없을 때 이 일을 시작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목표를 향해 개척해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니 힘든 순간도 즐길 수 있었어요. 뮤지컬만 생각하면 늘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죠. 누구나 미래를 두고 수많은 선택 앞에서 고민을 합니다. 내가 가진 열정을 어디에다 쏟아부을지를 찾는 일도 중요합니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요. 그러려면 진로에 대해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꿈이 있다면 부모님께 당당히 꿈에 대해 밝히고 대화를 요청하세요. 마음을 터놓는 솔직한 대화 끝에 여러분이 진심으로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어려울 땐 ‘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열심히 그 길을 개척해 나가세요. 여러분은 앞으로 각 분야에서 눈부시게 활약할 사람들입니다. 온 정성과 열정을 쏟아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어요.”

“잠자리서도 아이디어 고민”

김병만 KBS 개그콘서트 ‘달인’ 코미디언

“코미디는 창작의 고통이 따릅니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해 심지어 잠자리에서도 고민할 정도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합니다. 크던 작던 재미있고 창의적인 발상을 하고 실천해보세요. 그 결과는 나뿐 아니라 주위에도 기쁨을 줍니다. 내가 즐겁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즐거울 수 있는 거죠.

 오늘날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까지 전 다짐을 거듭했어요. ‘코미디언이 꼭 되겠다’는 목표와 의지를 다졌죠. 전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배낭 하나 메고 서울에 왔어요. 빈 주머니, 힘든 노동, 막막한 옥탑 방 속 생활… 그러면서도 방송국 건물을 보며 코미디언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고는 하루하루를 즐겁게 일했어요. 코미디언 시험에도 여러 차례 떨어지고, ‘넌 안 돼’라는 말까지 들은 적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게 오늘날 ‘달인’ 코너의 밑거름이 된 겁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마세요. 꿈을 꾸고 성실히 걸어가세요. 그러면 평범한 일상도 활기 넘치는 삶이 될 겁니다.”

“힘들 땐 넉달 혹한 견디는 황제펭귄 생각”

김진만 MBC PD,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연출

“아마존의 열기가 조금씩 잊혀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5월 남극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광활한 얼음대륙엔 영하 60도, 시속 200㎞가 넘는 눈보라가 몰아쳤어요.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의 끝 남극엔 어떤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어 보였죠. 하지만 그때 얼음바다에서 황제펭귄이 끝없이 줄지어 오더군요. 황제펭귄은 해마다 얼어붙은 바다 어딘가에서부터 남극 깊숙한 서식지까지 수백㎞를 찾아와 알을 낳죠. 알을 발 위에 품고, 부화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아요. 넉 달 동안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알을 부화시킵니다. 이렇게 탄생한 새끼는 다음 세대를 이어가죠. 감동의 삶을 살아가는 황제펭귄이 있어 남극의 겨울이 아름답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이 들 때, 때론 세상에 지쳐 다 포기하고 싶을 땐 황제펭귄을 한번쯤 떠올려봤으면 합니다. 황제펭귄처럼 인내하면 힘든 일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도전하다보면 고통도 즐겁다”

장미란 역도선수,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훈련에 집중하지 못할 땐 역기보다 마음이 더 무거울 때도 있죠. 훈련성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거나 부상을 입어 경기에 차질을 빚을 때도 마음이 힘듭니다. 그때마다 딛고 일어서는 것이 중요해요. 힘든 과정이 없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고, 힘든 과정을 견뎌내지 못하면 성과를 이뤄도 허무하죠. 성과를 유지하기도 어렵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도 없어요. 역도선수의 길을 걸어오며 느낀 교훈입니다.

 올 초 교통사고 후유증과 허리디스크로 훈련을 제대로 못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에 머물렀어요.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훈련했기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쥘 수 있었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평소 연습에 충실해야 해요. 벼락치기로 시험점수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듯, 꾸준히 탄탄히 훈련하면 실전에서 평소 실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죠.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견뎌내고 극복해야 목표에 다가설 수 있어요. 즐겁고 잘하는 일을 찾아 도전한다면 고통도 즐거움이 될 겁니다.”

“선배들의 노하우 내 것으로 만들어”

류현진 야구선수, 한화 이글스 투수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어요. 아버지가 야구장에 안 데려 가겠다고 하시면 말썽꾸러기인 제가 일주일 동안 조용히 지냈을 정도예요. 그런 제가 고2 때 팔꿈치 수술을 했어요. 야구를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잘 하고 싶은 것이 야구였기에 재활에만 전념했어요. 한화 이글스에 와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훈련했죠. 선배들을 찾아 구질을 배우고, 들은 조언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운드에 설 땐 안타를 맞아도 더 정확히, 더 강하게 공을 던지는데에만 집중했죠. 그 결과 지난해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고, 골든글러브 투수상도 받게 됐습니다. 여러분도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세요.”

“꿈은 이뤄집니다, 아싸라비아”

서혜정 성우·tvN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 내레이션

“‘꿈은 이뤄집니다, 아싸라비아.’ 저는 이 말을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절대로 의심하지 마세요. 그저 꿈꾸고, 꿈을 믿고 노력하세요. 전 집이 철거돼 뚫린 천장으로 별을 보며 잠을 잤고 등록금이 없어 학교 매점에서 일하며 중·고교를 다녔어요. 하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힘들 때마다 제 꿈인 성우로 활약하는 미래를 상상했어요. 꿈을 이루는 것보다 도전하는 과정도 중요해요. 여러분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세요. 가슴 안에 열정을 품고 노력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꿈에 다가가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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