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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4인이 한국경제 초석 놓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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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 고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가 지난 100년 한국사에서 최고의 기업인으로 꼽혔다. 주요 대학 경영학과 교수 등 1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한국경영사학회가 선정 기관이다. 김신 한국경영사학회장(경희대 경영학 교수)은 “이들 네 분은 오늘날 한국 경제의 초석을 놓는 것은 물론 학문으로서 한국 경영학이 발전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초일류 수준의 합리경영을 추구하고 인재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1938년 삼성상회를 세운 뒤 인재를 중심으로 하는 사풍을 착실히 쌓아갔다. 50년대 중반 우리나라 최초로 사원을 공개 채용했다. 만사를 제쳐놓고 신입사원 면접에 반드시 참석했다. 이 회장은 “모처럼 길러놓아도 떠나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익한 인재를 길러 사회로 내보내는 것도 하나의 기업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는 줄곧 사업보국을 강조했다.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뿐 아니라 직원과 기업이 속한 사회, 나아가 국가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삼성은 인재 제일주의를 무기로 중공업과 전자 등으로 차곡차곡 사업 영역을 넓혀 오늘의 기틀을 다졌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현대그룹을 창업한 정주영 회장은 성과지향 정신과 이를 가능케 한 강인한 추진력이 성공 비결이다. 유난히 ‘최초’란 수식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65년 9월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맡아 첫 해외건설 진출을 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나, 불과 2년4개월 만에 경부고속도로를 완공시킨 것도 이 같은 추진력의 한 단면이다.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타 업종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공업사가 기반을 잡아갈 무렵 토건업(현대건설)에 뛰어든 것이나, 뒤이은 조선업·석유화학업에서의 성공도 그 결과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는 ‘인화’와 ‘신의성실’로 성공을 일궜다. 그는 항상 솔선수범했다. 재벌 총수가 된 뒤에도 “근검절약하면서 소박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는 1970년대 금성사의 어려움을 뚝심 있게 헤쳐나갔다. 그는 당시 “고생 안 하고 얻어지는 보물은 없다”며 “전자공업이라는 길 없는 밀림 속을 헤쳐나가는 개척자인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보람도 얻을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

 유한양행을 세운 유일한 박사는 ‘자기희생’과 ‘사회환원’으로 요약되는 경영자다. 그는 미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다닌 엘리트였다. 독립운동에도 참여했다. 그에게 기업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수단이었다. 그는 유한양행 설립 초기 인기를 끌던 드링크제를 만들자는 제안을 “국민의 건강을 좀먹어가면서 돈이나 뜯어내는 것은 강도보다 나쁜 짓”이라며 거절했다.

 한국경영사학회는 ‘경영강국 대한민국의 힘! 창조와 혁신의 경영대상!’을 주제로 6일 오후 1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념 세미나를 열고 관련 논문을 발표한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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