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는 싸늘 전세시장은 후끈

조인스랜드

입력

올해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의 특징은 ‘집값 약세ㆍ전셋값 강세’로 요약된다. 연초 이후 9월까지 서울ㆍ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은 냉기가 가득했다. 서울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경우 연초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짝 상승했다가 3월부터 9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9월까지 집값 약세 지속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7개월 동안 강남권 아파트값은 평균 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강북권(성북ㆍ도봉ㆍ노원ㆍ강북ㆍ은평구)의 아파트값이 2.8% 내렸음을 감안할 때 강남권 하락폭이 유독 컸다. 대출 규제로 다른 지역의 집을 처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강남권 신규 진입 수요가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서울ㆍ수도권 다른 지역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이 기간 동안 평균 2.3% 하락했고, 경기도도 2.5% 내렸다. 올해 경기도 내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17만 가구로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경기도 아파트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용인ㆍ고양ㆍ파주시 등 입주 물량이 몰린(3개시 입주 물량 11만3000여가구) 곳은 약세가 심했다.

고양시의 경우 3월부터 9월까지 하락률이 4.9%에 이르렀다.

심각한 거래 기근

집값 하락도 문제지만 거래 기근은 심각할 정도였다. 6, 7월의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2006~2009년의 평균 거래량에 비해 50% 이상 줄었다. 살던 집을 팔지 못해 분양 받은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새 아파트 입주 단지엔 ‘불꺼진 창’이 늘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라는 주택수요 억제책에다 보금자리주택 조기 공급이라는 공급 확대정책이 동시에 나오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때마침 민간경제연구소들에서는 인구감소 및 소득 대비 너무 오른 집값 등을 이유로 서울ㆍ수도권 아파트값이 일본과 같이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잇따라 내놨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에서는 주택 매수를 보류하고 살던 전셋집의 전세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전셋집을 찾는 게 유행했다. 전셋값은 오르는데 집값은 내리는 전셋값과 집값 사이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8월까지 두드러졌다.

이에 정부는 8ㆍ29대책을 통해 이른바 ‘주택 3불 정책’인 총부채상환비율(DTI)완화 불가, 보금자리 주택 공급 축소 불가, 서울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불가 가운데 두 개를 손 봤다. DTI를 내년 3월까지 일시 완화했고, 보금자리 주택 공급 속도도 늦추기로 했다.

“바닥찍었다” 10월 이후 매수세 유입

8ㆍ29대책의 약발은 10월부터 나타났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거래가 늘기 시작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서울(3126건)과 수도권(1만2401건)이 9월 대비 각각 39.1%, 37.5% 늘었다. 11월에는 이보다 더 늘어 서울은 4948건, 수도권은 1만7455건으로 10월 대비 각각 58.3%, 40.8% 급증했다. 지난해 10월(서울 6929건, 수도권 2만2598건)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전셋값 급등도 전세수요를 매수수요로 전환케했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올 들어 이달 23일 현재까지 서울 전체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5.1%올랐고, 강남권은 7.43%나 뛰었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10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전셋값을 매매값으로 나눈 것)은 평균 56.5%로 2006년 10월(5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은 43.5%로 올 1월(40.7%)보다 2.8% 포인트 올랐다.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값-집값 차이가 줄었다는 의미로, 전세에서 매수로 전환하기가 쉬워졌다는 얘기다.

강남권 일부 랜드마크 단지는 전고점을 돌파했다. 서울시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84㎡형(이하 전용면적)이 11월 29일 1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8일 15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1억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148㎡형의 경우 11월 17억6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최고 거래가격인 17억원을 넘어섰고,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38㎡형도 19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수준에 근접했다.

▲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

▲ 서울,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