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1800원대 육박 … 28개월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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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진기욱(35·서울 성북동)씨는 서울 상암동 회사까지 차로 출퇴근하며 평소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기름값으로 썼으나 요즘에는 40만원가량 든다.

 국내 기름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19~25일) 휘발유 전국 평균가격은 L당 1787.1원으로 전주보다 19.5원 올랐다. 2008년 8월 둘째 주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보통 휘발유를 L당 2100원대에 파는 곳(서울 여의도 K주유소)도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1859.6원에 이어 제주(1820.5원)·인천(1801원)·부산(1794.6원) 순으로 높았다. 전북(1771.4원)이 가장 낮았다. 업체별로는 SK에너지(1796.3원)·GS칼텍스(1795.6원)·에쓰오일(1778.2원)·현대오일뱅크(1777.4원)·농협(1756.1원)·자가상표(1746.4원) 순이다.

 12월 넷째 주 자동차용 경유는 전주보다 18.8원 오른 1585.1원, 실내등유는 18.8원 뛴 1158.5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2008년 10월 넷째 주, 실내등유는 2008년 11월 첫째 주 이래 최고치다.

 국내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국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유(WTI)는 10월 배럴당 75.25달러에서 12월 넷째 주 89.87달러로 상승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은 10월 배럴당 평균 87.66달러에서 12월 넷째 주 100.99달러로 올랐다. 경유의 국제 거래가격도 같은 기간 배럴당 93.69달러에서 104.46달러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의 상승은 2주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휘발유값이 L당 1800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위원은 “한파로 연료 사용이 늘고, 투기적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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