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이 내년부터 한국영화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
제일제당 영상사업부문 '씨제이엔터테인먼트'이강복 본부장은 18일 "내년부터 한국영화 제작에 연간 1백억원씩 투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규모는 편당 투자액을 15억원 정도로 잡을 경우 7~8편의 제작비에 해당한다. 점차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98년 43편, 99년 57편 예상) 제일제당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은 충무로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제당은 그 첫 출발점을 명필름이 제작하고 있는 최민식.전도연 주연의〈해피엔드〉로 잡고 있다. 제작비 18억원 중 13억원을 제일제당이 댔다. 우노필름이 내년 1월 1일 개봉 목표로 잡고 있는'행복한 장의사' 에도 18억원 전액투자를 확정지었다.
이밖에 제일제당이 투자하는 내년 개봉 예정 영화들은 6억원을 댄 임권택 감독의〈춘향뎐〉을 비롯, 김기덕 감독의〈섬〉 , 박찬욱 감독의〈JSA〉, 허진호 감독의〈봄날은 간다〉, 김성수 감독의〈무사(武士)〉등.〈접속2〉〈인형〉등도 투자를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다.
제일제당은 이전에도 한국영화에 제작비를 댄 적이 있다.
지난해〈키스할까요〉〈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등 두 작품에 각각 3억원씩을 '입질' 했다. 그러나 그동안 제일제당은 스티븐 스필버그의'드림웍스' 의 아시아 배급권(일본제외)을 갖고 있는 외국영화 배급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 이를 의식해 이 본부장은"한국영화의 제작기반을 닦는 데 기여함으로써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 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일제당은 전국적인 배급망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서울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 'CGV11' 의 성공을 모델로, 12월 중 인천.분당 등에 각각 10여개의 스크린을 가진 복합상영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것. 삼성 등 대기업이 영화에서 손을 뗀 마당에 후발주자 제일제당만이 제작.배급.상영의 일관체제를 밀고나와 그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