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탐방 ⑬ 글로리아 산악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갑자기 쌀쌀해진 12월 15일.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천안 버들육거리에 도착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왁자지껄 모여드는 글로리아 가족들.

 추위에 두 눈가에 이슬이 맺혀 있는 분, 장갑을 챙기지 못해 두 손을 호호~. 그럼에도 겨울 용봉산(381m) 보물찾기 테마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모두의 설렘이 엿보였다. 자녀들 등교와 남편 출근 뒷바라지까지 깔끔히 마무리하고 맛난 간식거리 가득 챙긴 모습들이 정겨워 보였다.

용봉산 악귀봉 정상에 오른 글로리아 회원들이 기념사진 찍고 있다.[글로리아 산악회 제공]

 1~3호차 105명 점검을 완료하자 8시30분 홍성 용봉산으로 출발했다. 잠시 후 옆 사람과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사랑합니다.(포옹)” 정겨운 인사를 나눈다. 추운 날씨와 어울리는 따끈한 커피와 꼬마 김밥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9시30분쯤 용방치기 주차장에 도착했다. 해우소에 들린 후 간단 체조 원, 투, 쓰리, 넷, 원, 투, 쓰리, 넷!!

 글로리아 가족이 파이팅을 외친 후 악귀봉을 향해 서로 짝을 지어 오르며 글로리아 가족의 보물찾기 테마여행이 시작됐다. 남성적인 기품이 물씬 풍기는 청솔과 기암괴석의 수려함이 있는 코스로 올랐다.

 악귀 바위를 지나는 동안 바위의 모습들은 다양했다. 할아버지 바위, 할머니 바위, 아버지와 어머니 모습을 닮은 바위는 가족들을 연상케 했다. 간간이 쉼터에서 회원들이 가방을 열고 간식을 나누며 정을 쌓았다. 서로의 온 정에 귀한 보물을 찾아가는 모습이 이슬처럼 서로에게 쌓여 갔다.

 그때부터 부부의 이야기며 가정사들을 토해내는 각양각색의 진솔한 이야기로 깔깔, 호호~~. 10년은 젊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광경들은 공기의 신선함을 느끼며 글로리아 산악회의 용봉산 보물찾기 나들이에 충분한 행복을 플러스 시켜주었다.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군바위의 위력 또한 대단했다. 2010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사건사고들을 용봉산이 다 품고 장군바위의 우직하고 늠름함으로 안고 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군 바위의 우직함을 바라 보고 있던 살포시 내린 흰 눈의 낙엽 미소에 우리도 함께 미소를 나누었다. 최고봉 381m를 오르는 쉽고 짧은 산행 속에 농축된 충남도의 명산으로 불리는 용봉산은 제2의 금강산 묘미를 느낄 수 있어 모두가 행복해했다.

 요소요소에 숨어있는 용봉산의 매력과 제2금강산의 묘미처럼 글로리아 가족들은 산행을 통해 서로에게 숨겨있는 귀한 보석들을 찾았다. 깔깔~호호~, 만담, 덕담으로 이어가며 송년회 겸 천북 굴사랑으로 뒷풀이를 했다.

 자욱한 연기 속에 옛정을 나누며 미움도, 아픔도, 좋은 사람,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의 굴사랑이 그렇게 익어만 갔다. 기품 있는 명품 글로리아 가족들은 굴국수와 함께 대천 해수욕장 코스를 취소하고 남당리 앞바다의 솔밭 길을 걸으며 2010년 힘겨웠던 가시 바람들을 몰아내고 소망의 바람을 염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1년에는 우리나라와 사회 각 가정에 희망의 바람, 호전의 바람, 화목의 바람을 서로의 가슴에 글로리아 가족의 가슴에 안고 신묘년 새해의 간절한 소원으로 기원하며 “메리크리스마스” 인사로 아름다운 다음의 산행을 기약했다.

글=윤주남 글로리아 산악회장

회원 수 150여 명 ‘글로리아 산악회’
음주가무 NO! 점심지참 필수 … 검소한 산악회

글로리아 산악회는 2010년 7월 생겼다. 다음카페(http:cafe.daum.net/glia) 등록회원이 152명에 이른다. 좋은 사람,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의 글로리아 로고는 핵가족화 시대로 정이 식어가는 요즘 1만원의 행복으로 채워져 가는 사랑 나눔 산악회다. 20~60대까지 거의 대부분이 여성들로 구성된 글로리아 산악회는 유동인구가 많은 천안지역 특성상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이런 낯선 곳에서 글로리아 산악회는 엄마 품처럼 따뜻하고 형제처럼 끈끈한 우애로 농축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산악회에서는 음주가무는 없다. 회비는 1만원이고 점심은 지참해야 한다. 모임이 생긴지 6개월이라는 ‘신입 산악회 답게’ 검소한 산악회의 이미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섬김에 앞장서는 윤종호 산행대장을 비롯해 기쁜 마음과 봉사, 헌신으로 뭉쳐진 임원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좋은 사람,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을 창출해내는 아름다운 창조의 에너지로 산행을 함께하고 있다.

 다음 2011년 1월 산행은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345m) 불곡산으로 산행을 할 예정이다. 다음카페 글로리아 산악회에 가입하면 다양한 산행정보를 볼 수 있다.

▶문의=010-8403-5800, 011-9800-0826

  강태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