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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도시 주변 집값 급등세

조인스랜드

입력

8ㆍ31부동산 종합대책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강남 대체신도시로 지목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일대 아파트값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며 해약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다. 강북 뉴타운 일대은 매물이 실종되고, 김포신도시 등 개발 면적을 확대하는 지역도 가격이 뛸 조짐이다.

강남 부동산시장은 아직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으며 거래는 실종되고 눈치보기에 빠져들었다.

반면 강북은 뉴타운 개발이 가시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과 지분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송파, 강북 등 들썩 =1일 송파 장지동의 중개업소에는 매도자들의 계약 해지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국세청 등 정부의 투기단속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 아파트값이 하루 만에 2000만∼3000만원씩 뛰고 있어서다.

인근 대륙공인 육종호 사장은 “사흘 전 거여5단지 25평형을 2억9000만원에 팔았던 집주인이 앞으로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보고 해약을 해달라며 통보해왔다”며 “이미 중도금이 건너간 것 까지 매수자에게 해약해 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판교에 이어 송파 장지발(發) ‘광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여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신도시와 뉴타운 지정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 주 계약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중개업소 마다 이런 물건의 해약 요구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거여 신도시 파장은 송파구의 다른 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문정동의 경우 두 달 전 9000만∼1억원이던 9평짜리가 빌라가 현재 1억4000만∼1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속등했다. 1등믿음공인 관계자는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싼 단독이나 빌라는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 신도시 발표후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2억원 가량 떨어졌던 잠실 주공5단지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조짐을 보인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34평형의 경우 최근 8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집주인들이 신도시 발표직후 호가를 8억8000만원으로 올렸다”며 “서너명의 매수자도 대기중이어서 대출축소와 세금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안팔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락 분위기가 반전되자 어차피 재건축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부상하고 있다”며 “이 값에 한 채라도 계약되면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북 등 뉴타운 지역내 주택도 계속해서 강세다.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된 흑석2ㆍ3동은 소방차 진입이 안될 만큼 열악했던 단독주택 호가가 사흘 전부터 평당 100만∼200만원 뛰어 20평형의 경우 평당 1300만∼1400만원에 이른다.

흑석동 현대공인 서대종 사장은 “기존 재개발 구역도 최근들어 평당 200만원은 올랐고, 매물이 거의 없다”며 “인근 아파트도 꿈틀거릴 조짐”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마천동의 8.4평짜리 주택은 사흘 전 1억8000만원에서 현재 2억3000만원으로 가격이 올라서 다시 매물로 나왔다.

노원구 상계뉴타운 인근 아파트는 1∼2주 전 2000만∼3000만원씩 오른 가격이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물이 귀하다.

개발 면적을 확대하기로 한 김포와 양주 옥정 등 신도시 주변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포시 장기동 노들공인 차재숙 사장은 “신도시가 당초 계획의 절반 이하로 축소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 침체돼 있었는데 개발 면적이 확대되면 효과도 커질 것으로 보고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발윤곽이 잡히면 아파트와 토지 가격이 한차례 뛸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거래실종 속 눈치보기=강남ㆍ서초구 등 강남지역 부동산 시장은 예상밖으로 조용하다. 이미 예고된 수준에서 대책이 발표돼 추가 급매물은 나오지 않고, 가격이 변동도 거의 없다. 다만 2주택 이상 소유자중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엘리트공인 박병수 사장은 “대책 발표후 가격 변화를 묻는 문의전화만 있을 뿐 매물은 10개 안팎으로 종전과 다름없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어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서서히 영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 송파구 가락 시영, 강동구 둔촌 주공 등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도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가락동 삼천공인 홍순화 사장은 “재건축 특성상 2주택자가 많긴 하지만 멸실후에는 분양권으로 전환돼 절세할 기회가 있다”며 “압류 등 다급한 사정이 아니고는 급매물로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덕동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이미 7∼8월 두달 간 웬만한 대책은 다 발표가 돼 이 시기에 시세보다 3000만∼5000만원 싼 급매물도 소화가 됐다”며 “본격적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나려면 한달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동 SK선경공인 박노장 사장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아야 할 지 걱정은 하면서도 일단은 시장이 어떻게 바뀔 지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동안 서서히 가격이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의외로 강남 집값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초동 씨티공인 안시찬 사장은 “거여 신도시 여파로 송파구의 집값이 들썩인다면 강남ㆍ서초구 아파트값도 결국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세금과 대출 강화로 신규 진입장벽은 높아졌지만 집을 팔려는 수요가 적을 경우 가격이 안떨어지거나 그 폭이 미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 후폭풍을 막을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강남 집값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매와 달리 강남지역 전셋값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압구정동ㆍ대치동ㆍ개포동 등 강남 주요지역 전셋값이 일제히 500만∼1000만원씩 뛰었다. 개포동 주공5∼7단지 34평형은 2억5000만원, 압구정동 신현대 56평형은 4억5000만원 선으로 한 주새 1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융자를 많이 낀 아파트 외에는 매물이 귀하다.

개포동 세기공인 정태승 사장은 “예년같으면 지금이 여름방학 끝나고 비수기에 접어들 때인데 전세는 물건이 없어서 난리”라고 말했고, 압구정동 한솔공인 홍광성 사장은“매수 대기자들이 대책 발표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사겠다며 전세로 돌아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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