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출

중앙일보

입력

[자카르타=외신종합] 인도네시아가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최고헌법기관인 국민협의회(MPR)
는 20일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야당인 국민각성당(PKB)
의 압두르라만 와히드(59)
후보를 선출했다.

7백명의 MPR의원 가운데 6백89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와히드는 3백73표를 얻어 민주투쟁당(PDIP)
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
후보를 60표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와히드는 21일 새로운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며,야당과 제휴해 연립정권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PKB는 현재 7백석의 MPR 가운데 51석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와히드는 집권 골카르당이 독자후보를 내는 데 실패하자 반(反)
메가와티 표를 대거 끌어들이는데 성공,극적으로 당선됐다.MPR내의 골카르당과 군부 표가 대거 와히드 쪽으로 쏠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는 유력후보였던 골카르당의 하비비 현대통령이 후보사퇴를 하면서 야당후보인 와히드와 메가와티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하비비는 MPR의 국정보고 평가투표에서 불신임당하자 20일 새벽 후보를 사퇴했다.골카르당은 곧바로 악바르 탄중 당수를 대체후보로 내세웠으나,보수파가 포진한 당 간부회의가 지명을 거부하는 바람에 내분에 빠졌다.

자카르타 정계분석가들은 와히드후보의 승리에 대해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여성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예상외로 두텁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분석했다.그는 “일반 국민들 중에는 메가와티 지지자가 많아 이번 대선 결과를 거부하고 반정부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와히드도 상당한 개혁주의자여서 앞으로 인도네시아는 개혁열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MPR은 19일 동티모르 독립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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