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크루즈미사일 부대도 훈련 참여 … 강력한 영토주권 수호 의지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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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왼쪽)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전날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지휘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1일 “이번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의 성과는 강력한 영토 주권 수호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격훈련을 스스로 평가하면서다. 김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조치함에 따라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미 해병대와 연락반 26명이 훈련에 참여한 이유를 묻자 “북한이 도발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위기관리 차원에서 연합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격 형태는 예년과 같지만 통상훈련과 성격과 목적은 분명히 달랐다”고 강조했다.

 20일 훈련시기 결정 과정도 연평부대장이 합동참모본부의 승인을 얻어 하는 통상훈련과 달리 “대통령이 사전 승인을 했고, 합참의장의 건의를 받아 국방부 장관이 (시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에 K-9 자주포 12문 중 1문만 참가한 데 대해 “적의 도발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나머지 K-9은 전투 배치를 했던 것”이라며 “우리 군이 완벽 대응해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할 엄두를 안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훈련에 F-15K 등 공군전력 외에 사거리가 각각 500㎞, 1000㎞인 크루즈미사일 ‘현무-3A, 3B’와 300㎞의 전술 미사일 ‘에이태킴스’를 운용 중인 9715부대(육군 유도탄사령부)가 참여했다고 공개했다.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의 질문에 “훈련에 포함됐지만 더 이상 언급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답하면서다. 유도탄사령부의 부대 운용은 그 자체가 기밀로 돼 있다.

 K-9 네 발 등 총 1600발을 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선 “언론이 추측 보도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포격 발수는 적에게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 미군의 전력 증강 필요성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답했다.

 김 장관과 별도로 기자들과 만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군의 연평도 포격훈련에 북한군이 반응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일대일 군사적 대치 상황을 맞이했을 때 불리할 것으로 분명히 판단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관은 또 “어제(20일)는 분명히 예고된 절차에 의한 사격훈련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대응태세도 비교적 치밀하게 돼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불시에 우리가 대비하지 못할 부분을 찾아 항상 비대칭적으로 위협을 가해 오는 것이 북한이 해 온 과거의 행적”이라며 “어제 (북한군의 무반응) 이후에도 우리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글=정효식·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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