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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답지 않은 ‘트윈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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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州 몬트클레어에서 사는 마야 칸은 지난해만 해도 힙합 패션을 즐겨 입었지만 올들어 섹시한 글램 룩으로 취향이 바뀌었다. 몸에 딱 달라붙는 푸른색 소매 없는 상의에 짙은 청색 나팔바지, 은색 장식이 달린 검은색 통굽 구두, 귀걸이와 매치되는 갈색이나 은색 구슬로 된 9개의 목걸이가 그녀의 전형적인 차림이다. 칸은 요즘 구멍을 두 개나 뚫은 귓불에 한 개 더 뚫게 허락해 달라고 부모를 조르고 있다. 그녀는 또 발목에 거미 문신을 새기거나 배꼽에 구멍을 뚫는 게 소원이다. 그녀의 부모는 몬트클레어에서 누구 못지 않게 이해심이 많은 부모이지만 딸의 이런 청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칸의 나이 이제 겨우 열두 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칸의 옷장에는 핑크빛 드레스를 입힌 인형이 있었다. 그 인형은 몇 해 전 물방울 무늬 레깅스, 파스텔 색조의 반바지, 주름잡힌 티셔츠들과 함께 그녀의 옷장에서 사라졌다.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지만 아직 ‘틴에이저’라고는 할 수 없는 ‘트윈’(tween)
세대에 접어든 것이다. 트윈 세대란 미국 마케팅 전문가들의 신조어로 8∼14세를 지칭한다

(현재 미국에서 이 연령대는 지난 20년 중 최고치인 2천7백만 명에 이른다)
. 칸은 “우리끼리 있을 때는 마구 날뛰며 어린애같이 행동하지만 남들 앞에선 틴에이저처럼 멋지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비디오를 ‘빨리감기’(FF)
로 재생하는 것처럼 빨리 어른이 되고파 나이에 앞서가려고 하는 세대다. 트윈 세대는 바비 인형이나 레고를 갖고 노는 대신 인기 10대 드라마 ‘도슨스 크리크’(Dawson’s Creek)
의 변덕스러운 사랑 이야기에 심취한다. 여자 아이들은 트윈 세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섹시한 속옷을 입고 야한 화장을 하며[일부 부모들은 이런 패션을 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에 나오는 조숙한 소녀)
룩이라고 부른다], 남자 아이들은 변성기가 오기를 학수고대하며 터프 가이 흉내를 낸다. 그들은 여러 면에서 축복받은 세대다. 그들이 살아온 시대는 대체로 경제 호황기였다. 또 컴퓨터에 능통해 마우스만 클릭하면 들어갈 수 있는 정보의 세계와 전자우편이 일상화된 사회 생활에 익숙하다. 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세대가 될 것이다.

트윈 세대는 소매상들에게 이상적인 고객이다. 그들은 올드 네이비의 헐렁한 카고 팬츠부터 록그룹 림프 비즈키트의 CD까지 모든 것에서 끊임 없이 최신품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이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들에게는 악몽이다. 자신들보다 나이가 배나 많은 인기인들의 머리 스타일과 의상·화장을 흉내내면서도 행동은 두살짜리 아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성급히 성인 흉내를 내려는 이 아이들이 성숙의 겉모습과 실체를 혼동함으로써 진정한 성인이 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스탠퍼드大 청소년 연구센터의 윌리엄 데이먼 소장은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피상적인 성숙일 뿐 혼란스러운 인생을 꾸준하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헤쳐가는 데 도움이 되는 가치관의 향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사정이 다르며 이 시기를 별 문제 없이 통과하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나 대다수 트윈 세대는 자식에게 공감하고 협조적인 부모를 가진 경우에도 나이보다 더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州 타자나의 앨리 테레즈 배런-필립스는 어머니에게 걱정거리를 털어놓곤 한다. 노숙자 문제, 3시간이나 걸리는 숙제, 벌써부터 데이트를 하는 급우들 등이 그 예다. “내 생활은 마치 어른들처럼 정신없이 바쁘다. 수업을 받은 뒤 집에 돌아와서는 숙제를 하고 스케이트 레슨을 받는다. 그리고는 TV를 좀 보고 전화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숙제를 좀더 하고 바이올린 연습을 한다. 11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다. 다음날 아침이면 고된 일상이 반복된다.”

그녀는 타임머신을 제작하는 게 꿈이다. “그냥 한가로이 앉아서 퀼트를 누비고 파이나 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친구들을 만나 차를 마실 수도 있을 테고, 만약 농장에서 산다면 아침에 일어나 달걀을 거두고 물레를 돌려 실을 뽑을 수도 있겠지. 교실은 하나뿐이고 학생 수가 10∼15명밖에 안 되는 학교에 다니는 것도 멋질 거야. 지금처럼 많은 과목을 배우지 않아도 될 테고 선생님들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실 텐데.” 그녀의 어머니는 지금보다 단순했던 시대를 동경하는 딸에게 공감한다. “앨리가 얼마나 조숙하고 세상 물정을 많이 아는가 생각하면 놀라울 뿐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그 애를 보면서 ‘어린 아이 답지 않아 참 걱정’이라고 말하는 대신 ‘그 애는 90년대의 어린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아이들을 주목해 왔다. 외부의 영향에 지극히 민감한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동안 아동 소비행태를 연구해 온 텍사스 A&M大의 마케팅 교수 제임스 맥닐은 “트윈 세대는 어떤 연령층보다 더 큰 잠재적 구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맥닐에 따르면 연간 지출이 약 1백40억 달러에 이르는 트윈 세대가 미국 청소년 시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는 식사준비·집안 청소·잔디 깎기·아기 돌보기·부모를 위한 컴퓨터 작업 등으로 부모로부터 돈을 받는 자녀의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그들이 지출하는 돈은 실제 소득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출의 대부분은 옷 구입에 사용된다.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소속감을 갖는 것이 절대적이다. 그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패션을 따르는 것이 친구로 받아들여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들은 브랜드에 매우 민감하다. 일례로 시카고 소재 프랭클린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나이키와 리복이 아니면 상대도 하지 않으려 든다. 안드레아 윌리엄스(13)
는 “친구들에게 ‘싸구려 체인점에서 파는 운동화를 신었다’는 놀림을 받지 않기 위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싶다”고 말했다.

트윈 세대의 영향력은 의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영화 ‘타이태닉’의 성공 뒤에는 트윈 세대가 있었다. 백스트리트 보이즈 같은 록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0∼14세의 구매가 현재 미국 CD 총매출의 약 9%를 차지한다. 맥닐은 트윈 세대가 97년 1천2백80억 달러 이상의 미국 가계지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은 가계지출에 대해 발언권을 행사함으로써 청량음료부터 자동차까지 온갖 종류의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맥닐은 이렇게 말했다. “미니밴을 발명하게 만든 것도 어린이들이었다. 그들이 최근에는 미니밴을 팔고 스포츠용 다목적 차량(SUV)
을 구입하도록 부모를 부추기고 있다.”

트윈 세대가 가족 내에서 이렇게 발언권이 세진 것은 부모의 죄책감 때문이기도 하다. 자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부모는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려는 경향이 있다. 70년대 중반 이 연령층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취업률이 50%를 약간 웃돌았던 데 비해 현재 트윈 세대의 어머니들은 75% 이상이 직장을 갖고 있다. 또 자녀 양육의 ‘뇌물 이론’도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에 자녀에게 새 CD 한 장을 사주면 집안 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트윈 세대의 영향력은 가족 관계의 극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60년대 말∼70년대의 자유분방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인이 된 부모는 자신의 부모 세대보다 더 민주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메릴랜드州 베데스다에서 사는 켈리 라쿠신(9)
의 어머니 데브라 콘은 수십 년 전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쇼핑하던 일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언제나 내게 물건을 골라줬다. 어머니가 ‘그 옷 네게 참 잘 어울리는구나’라고 말하면 나는 그 옷을 입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지는 지금까지도 확신이 없다. 켈리가 자신의 기호를 확실히 안다는 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켈리의 옷 취향은 수시로 바뀐다. “오늘 그 애의 옷장을 함께 정리했는데 그 애는 원하는 만큼 헐렁하지 않거나, 좀 짧거나 꽉 끼이는 옷은 버리고 싶어했다. 그 애는 입지 않겠다고 한 옷은 절대 입지 않는다.”

자녀에게 재량권을 준다는 것은 한계를 설정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버드 의과대학원의 아동 심리학자 폴라 라우치는 “아이들에게 저녁 메뉴에 대한 의견을 물은 뒤 ‘네 생각을 물어봤을 뿐 오늘 저녁에 그걸 먹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트윈 세대는 독립성을 주장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부모가 호락호락할 경우 자녀에게 스스로에 대해 왜곡된 견해를 심어주게 된다. 스탠퍼드大의 데이먼은 “언제나 자기 주장대로만 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결국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도취적이며,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영위할 능력이 없는 버릇없고 불행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트윈 세대만을 위한 상품 개발로 그들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8세의 어린이가 25세의 성인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느끼는 압박감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트윈 세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이미 심각한 인생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일리노이大 청소년 연구소의 아동 및 사춘기 심리학자 마커스 크루시는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성인들의 문제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트윈 세대의 절반 가까이가 이혼 가정 자녀다. 보모의 보살핌을 받기엔 나이가 너무 들었고 혼자 시내를 돌아다니기엔 아직 어린 그들은 오후가 되면 만화와 컴퓨터를 벗삼아 홀로 집에 남아 있으면서 부모가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지만 바깥 세상은 더욱 위험하다. 캘리포니아州 유카이파의 타일러 지메네즈(13)
는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의 어머니 돈 휘트슨(37)
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칵테일 바의 웨이트리스로 야간 근무를 했다. 그러다 보니 낮에 집에 있을 때도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지방 법원에 일자리를 얻어 낮 근무를 하는 휘트슨은 “혼자 지내다 보니 그 애는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요즘도 대체로 어머니보다 먼저 귀가한다. 그는 “숙제를 하고 난 뒤 집안 청소를 하며 가끔 어머니와 나를 위해 저녁 준비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휘트슨은 타일러가 요즘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걱정한다. “한 동네에 사는 나이 든 친구 둘이 마약 때문에 퇴학당하고 난 뒤 타일러는 그들과 더 이상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그 애는 우편물을 가지러 나가는 것조차 꺼리고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을 하며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친구들에게 외출금지 중이라 나갈 수 없다고 핑계대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령대는 환경이 아무리 좋다 해도 힘든 시기다. 유아기 직후에 비교될 만큼 신경계통이 크게 성장하는 시기로 심리학자들은 이를 ‘집착의 시기’로 부른다. 외모의 변화 또한 그에 못지 않게 극적이다. 캘리포니아州 이스트 휘티어의 힐뷰 중학교 교장을 지낸 메리 라이트는 “그들의 신체에는 유아기 이후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요즘은 공중보건과 영양섭취의 향상으로 그런 변화들이 좀더 일찍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미국 소아과학회誌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다수 백인 소녀들은 10세 이전에 사춘기 징후를 보인다. 20세기 초에는 15세 때쯤이었다. 또 일부 어린이들(특히 빈민가 저소득층)
은 놀라울 정도로 어린 나이에 性에 눈뜨는 것으로 나타났다. 97년 美 질병통제센터(CDC)
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性경험을 했다는 여학생의 비율이 12학년의 경우 2.9%인 데 비해 9학년의 경우 6.5%였다. 남학생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학년의 경우 13세 이전 性경험을 했다는 학생의 비율이 6.0%인데 비해 9학년의 경우 14.7%가 이미 性경험을 했다고 대답했다.

신체 성숙도가 정서 성숙도를 앞지르는 트윈 세대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취약하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미국 性정보 및 교육위원회의 데브라 해프너 소장은 “그들은 자신의 신체에 관해 어떤 것이 허용되고 어떤 것이 용납되지 않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이 시기에는 여학생들이 잡지에서 보는 모델들처럼 되기 위해 체중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그들 중 다수가 식사장애에 걸리기도 한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5∼8학년 여학생의 39%가 다이어트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그중 13%는 과식 후 구토를 반복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녀들을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 ‘보디 프로젝트’(The Body Project)
의 저자인 코넬大의 역사학자 존 제이컵스 브룸버그에 따르면 외모는 자기 가치를 재는 척도가 됐다고 말한다. 브룸버그는 50년 전 소녀들이 자기 향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사회 봉사나 학업성적 개선을 떠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 게 외모로 연결된다. 브룸버그는 “사춘기 소녀들의 일기장에서는 외모가 친구들과의 관계 다음으로 중대한 관심사로 등장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6∼8학년생들의 마약 복용 사례가 급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충분한 지도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문제 행동을 저지르고 일상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학생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분노에 찬 대응을 정상적이라고 본다. 교사 경력 20년의 데이비드 아이젠스탯은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미네소타州 인버 그로브 하이츠의 힐톱 초등학교 5학년생들에 대해 “그들은 비현실적인 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뉴스에서 심각한 사건 보도가 나왔을 때도 브루스 윌리스의 폭력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그들은 스크린에서 본 환상에 빠져든다. 캘리포니아州 라구나 니구엘에서 사는 7학년생 사만타 브룩스(12)
는 자신의 인생을 이미 완벽하게 계획해 놓았다. 서던 캘리포니아大 영화학과를 졸업한 뒤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이다. 브룩스와 그녀의 친구들은 TV 드라마 ‘프렌즈’를 즐겨보는데 그중에서도 사생활을 질서정연하게 꾸려가려고 노력하는 깔끔한 성격의 모니카(코트니 콕스扮)
를 특히 좋아한다. 그녀는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면 거기 출연하는 배우들을 역할 모델로 삼게 된다”고 말했다.

모든 세대는 하나의 실험 케이스다. 현재의 트윈 세대가 미래에 어떤 모습을 띨지는 예측할 수 없다. 여론조사 ‘1998 로퍼 유스 리포트: 젊은 미국의 분위기’에서 그들은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가 자신이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것으로 예상했고 대다수는 학교가 좋다고 응답했다. 또 그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은 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자신들을 가장 필요로 할 때 뒷걸음질치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그들에 대한 최고의 조언은 언제나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 놓으라는 것이다. 미네소타大의 아동발달학 교수 W. 앤드루 콜린스는 “자녀에게 결정권을 주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부모가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야 칸의 부모도 안전망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프로 테니스 선수이자 록 밴드의 연주자인 아버지 로저는 오후에 집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소프트웨어 감정가인 어머니 마리안은 오후 5시면 직장에서 퇴근한다. 두 사람 모두 성적 평점이 3.5(만점 5)
이며 집안 일도 기꺼이 거드는 마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마야는 애완견 루나를 하루에 두 번 산책시키고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 정리하며 진공청소기도 돌린다. 마야도 자신의 생활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학교에도 담배와 마약을 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그런 막된 애들은 상대하지 않는다.” 적어도 현재로선 그렇다.

With Karen Springen in Chicago,
Ana Figueroa in Los Angeles and
Nicole Joseph-Goteiner in San Francisco

Barbara Kantrowitz, Pat Wingert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http://nwk.joongang.co.kr) 제 400호 199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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