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김종훈 "빚지곤 못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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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이스 문동환이 홈런에 울었다. 문은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4게임에 등판, 3승무패 방어율 2.67의 완벽한 투구를 기록했다. 27이닝, 1백9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홈런은 3개밖에 맞지 않았다. 그것도 모두 대구구장에서 내준 것이며 홈구장 부산에서는 한개도 없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문의 성적은 전혀 딴판이다. 2패에 방어율은 무려 9.35의 초라한 성적. 피홈런도 7개나 된다. 시즌 동안 문에게서 홈런을 뽑아낸 타자는 이승엽.김한수.정경배였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스미스.김태균이 각각 2개, 이승엽.김종훈.김한수가 하나씩을 때려냈다. 1차전에서 4개의 홈런을 친 삼성타자들은 4차전에서도 김종훈이 바깥쪽 직구, 김한수.김태균이 몸쪽직구를 노려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종훈은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홈런을 때렸고 김한수와 김태균은 볼카운트 1 - 2, 1 - 3에서 홈런을 날렸다. 김종훈은 유인구를 노렸고 김한수와 김태균의 홈런은 문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 맞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의 주무기는 바깥쪽 슬라이더다. 바깥쪽 슬라이더를 가장 멀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구질은 오른쪽 타자의 몸쪽 직구다. 바깥쪽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써먹으려면 먼저 몸쪽 직구를 던져 타자를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삼성타자들은 문의 주무기가 아니라 그 주무기를 던지기 위한 '셋업피치' 에 초점을 맞춰 문을 KO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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