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종증권 김형진 회장 등 조사 조기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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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국정감사를 통해 탈세의혹이 제기된 세종증권(구 동아증권) 김형진 회장의 불법사채행위,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우회증여의혹,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매도, 현대전자 주가조작 의혹등에 대해 검찰 등으로부터 관련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탈세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키로 했다.

국세청은 8일 한진, 보광그룹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돼 조세포탈과 관련한 고발사안이 검찰로 넘어감에 따라 국정감사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나머지 기업들에 대해서도 탈세여부를 검토, 혐의가 드러나면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특정그룹에 대한 그룹차원의 세무조사는 현재로서는 계획된 것이 없으며 언론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세종증권 김회장 불법사채행위= 지난 20년간 명동사채시장에서 채권브로커로 돈을 모은 김형진씨는 외환위기 이후 1조7천억원대의 회사채 거래를 통해 530억원을챙겼다. 그는 한솔PCS, OB맥주, 대상, 성신양회, 신동방 등 20여개 대기업의 회사채를 불법적으로 싼 값에 매수한후 제2금융권에 비싼 값에 매도해 큰 돈을 벌어 이 자금으로 지난해 7월 이후 부도위기에 몰린 동아증권을 인수했다.
국세청은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자료가 넘어오는대로 사채이자소득이 합산과세에서 누락됐는지, 회사채매매차익에 대해 적정한 세금납부절차를 밟았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이건희 회장 부자의 삼성생명 주식 매집= 이 회장은 올들어 삼성생명 주식을 대거 매집, 지분을 10%에서 26%로 늘렸다. 당시 매입가격은 9천원이었지만 현재는 삼성 자체 평가만으로 70만원에 이른다. 이 회장이 취득한 삼성생명 주식이 임직원의 이름으로 소유한 차명주식을 실명화했거나 고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이 추가로 드러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회장의 아들 재용씨도 이 회장으로부터 60억8천만원을 증여받아 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한뒤 45억원으로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됐고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지분을 2.25%에서 20.7%로 크게 늘려 결과적으로 재용씨가 큰 시세차익을 보게됐다는 것이다.

▶삼성SDS의 BW저가매도= 삼성SDS는 BW를 이 회장의 4자녀에게 저가에 양도, 대규모 시세차익을 이전했다. 국세청은 내부거래를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탈루여부를 검토중이다.

▶현대주가조작= 국세청은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 등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를 통보받는대로 전산분석중에 있는 주식변동상황과 연계, 과세요건에 해당되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대우그룹=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거듭된 사재출연 약속과 관련해 대우그룹이 우리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 김 회장의 개인재산 등에 대한조사의 당위성이 국감장에서 지적됐다. 안정남 국세청장은 대우도 문제가 있으면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가 모든 기업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일반론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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