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G20 의장국으로서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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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11.11-12간 진행된 이번회의에서 출자지분 조정등 IMF 개혁, 중국 인민폐의 환율문제 논의등 그 성과는 여러 곳에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신흥국이 처음으로 이러한 회의를 주재하여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연이어 일본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와 비교해서도 대단히 성공한 회의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BRICs 같은 경제.자원대국도 아니고 선진국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시아 대륙을 대표하는 나라는 더 더욱 아니다. 한국이 G20 국가 된 것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로 한국이 외환 관리의 실패한 경험이 있고 그 실패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데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난 나라로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민소득이 연간 100불이 안되는 최빈국의 하나였다. 하루 1불로 사는 국가를 빈국라고 한다면 한국 국민은 하루에 25센트 정도로 살았다고 볼 수있다. 그랬던 한국이 오늘 날 연간 2만불의 국민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대단함은 지난 50년간 줄곧 성장만 한 성공 스토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빨리 삼페인을 터뜨렸을까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만나 IMF로부터 외환을 구걸할 정도로 실패의 아픔도 있었다. 한국민은 “금 모우기 운동”등 세계 어느 민족도 하기 어려웠던 단결력을 보여 주어 위기(crisis)를 극복하였다.

한국이 의장국이 된 이번 제5회 G20 정상회의에서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shared growth behind crisis)”이라고 하는 특별한 의제를 만든 것도 한국의 개발경험을 다른 나라와 나누고저 하는 데 있다.

이제 한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어떠한 국가에게도 따뜻하게 다가 가서 도와 주어야 한다. 그리고 도와 줄 때도 겸손하게 두 손으로 도와야 한다. 우리는 과거 우리가 어려웠을 때 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은 신흥국과 선진국, 무역흑자국과 무역적자국을 잇는 교량이 되어 많은 나라들과도 손잡고 위기를 공유하면서 다함께 극복하는 리더십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성공한 나라로서 뿐만이 아니라 존경을 받는 한국이 되어야 한다.

이번 G20 회의의 성공개최를 위해 많은 불편을 직접 감수한 서울시민과 성공개최를 성원한 해외거주 교민들을 포함한 전국민의 숨은 노력도 동시에 평가되리라 본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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