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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유아교육기관 선택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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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아이가 3세가 되면 부모님들은 자녀를 어느 교육기관에 맡겨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주변에 유치원, 어린이집, 예·체능학원 등 유아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곳은 많다. 하지만 막상 자녀를 보내려고 하면 어디에 보내는 것이 좋은지, 각 시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성정유치원도 최근 2011학년도 원아모집 요강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더니 직접 방문하거나 유치원 운영에 대한 자세한 문의를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과거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1년 내지 3년 동안 교육 받을 곳이 어떤 유아교육기관인지 잘 알아보지 않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자녀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학원기능의 교육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있어 교사들이 곤혹을 치른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가 교육받을 기관을 쉽게 결정하지 않고, 자세하게 문의하거나 직접 방문해 운영 현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을 보면 매우 현명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문의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자녀의 유아교육기관으로 선택하는 기준을 아이의 발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생각이나 욕심 또는 편리성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

 유아기는 인간 발달에 큰 영향을 주는 시기다. 발달 단계에서나 교육면에서 기초를 이룬다.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이 시기에 이뤄진 경험이나 학습은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누적되어 가기 때문에 유아기에 이루어진 발달상의 지체나 학습 결함은 성장한 후에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유아기의 자녀교육과 유아교육기관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유아교육기관의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보완해 줄 수 있다. 현대 가족사회는 취업모의 증가와 핵가족화로 유아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다. 유아교육기관에서 유아는 성인과의 관계, 또래와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집단생활을 통해 올바른 사회화를 경험할 수 있다. 유아교육기관의 교육은 가정에서 초등학교로 가는 중간 단계에서 환경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 처음 유아교육기관에서 생활하는 유아는 지금까지의 가정환경과 너무나 상이한 환경을 접하고 생활하면서 교육과정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유아교육기관이 유아에게는 편안한 분위기와 자유로움 속에서 성장과 발달에 맞는 교육을 받는 곳이지만 규칙과 약속을 지키며 처음으로 집단 생활하는 경험도 엄청난 변화다. 하지만 유아교육기관에서의 집단생활을 통해 유아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고 상대적으로 딱딱하며 더 넓고 높은 세상인 초등학교 교육을 받아들일 힘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 자녀를 어떤 유아교육기관에 교육을 맡겨야 할까. 유아교육기관은 우선 집에서 가깝고 좋은 교육내용을 좋은 교사가 좋은 환경에서 가르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소문이나 외부에 보이는 모습만 보지 말고 부모들이 직접 기관을 방문해 환경을 살펴보고 교육내용과 방법이 내 자녀에게 적합한지 관리자나 교사와의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이고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자녀가 다닐 유아교육기관을 선택 할 때 다음과 같은 것을 고려해 자녀교육을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 첫째,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유아교육기관이라도 거주지와 교육받을 기관과의 거리가 멀어 어린 유아가 통학하는데 무리가 되거나 장시간 통학버스를 탄다면 유아는 피곤이 누적되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자녀가 매일 다닐 교육기관은 집에서 다니기 편리한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 좋을 것이다.

 둘째, 기관의 시설이 안전하고 청결하며, 유아의 발달과 크기에 적합한 시설·설비를 갖추었는가 살펴야 한다. 기관이 상가지역이나 유아에게 유해한 지역에 위치하지 않았는지, 시설 구조가 유아가 생활하는데 안전하며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박향숙 천안성정유치원장

셋째, 유아발달 중심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유아발달을 무시한 특기교육, 영재교육, 학습지 교육에 중점을 두지 않고,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놀이중심과 흥미중심으로 유아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기관이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실외 놀이시설이 설치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넷째, 전문성이 있는 자격을 갖춘 교원들인지 봐야 한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자로 자격이 있고 전문성 있는 관리자와 교사가 사명감을 갖고 유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교원들인가 살펴본다.

다섯째, 현실적으로 가족의 형편과 적합한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시간과 기관의 운영기간 및 운영시간이 적절하고, 경제적인 교육비용이 적절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좋은 유아교육기관은 집에서 다니기 편리하고, 좋은 환경(물적·인적환경)에서 발달에 적합한 좋은 프로그램을 전문적인 자질을 갖춘 좋은 교사가 교육하는 경제적인 부담이 적은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향숙 천안성정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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