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대금 4조원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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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15일 마감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16일 또는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 현대차그룹의 ‘자금력’과 현대그룹의 ‘명분’ 간의 대결 양상을 보여 왔다. 인수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금융공사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 평가 기준을 언급하면서 인수가격 외에 자금 조달이나 경영 능력, 약속사항 이행, 사회·경제적 책임 등 비가격 부문을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비가격 요소가 인수자를 선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넉넉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력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들 3사는 보유 현금만 9조원이 넘는다. 당초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계열 건설사 엠코는 제외됐다. 현대건설 인수 이후 엠코와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전략적 투자자로 영입했던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이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하는 악재를 만났지만 큰 변수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에서 열세이지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조5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최근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 주력 계열사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9000억원가량을 추가로 모았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현대상선 주식과 현대상선이 보유한 컨테이너에 대한 담보대출 형식으로 7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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