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얼굴인식 시스템’에 감탄 … 대형 과격·폭력 시위 없어 놀라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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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1~12일 열린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63개국 3000여 명의 기자가 찾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 중 대다수는 “이번 회의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경호·경비와 인터넷 등 인프라와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대체로 높게 평가했다.

 신화통신 쯔지안치(43) 기자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처음으로 G20을 개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방송국의 아셸부 게이트니 기자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고 안건을 상정시킨 것만으로도 한국 정부는 의장국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을 출입하는 이탈리아 라 스탐파지의 마우리치오 몰리나라(46) 기자는 “주최 측과 시민들의 친절함, 청결함, 음식, 경비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부터 세계 주요 정상회의를 취재했다. 특히 그는 “자동 얼굴 인식 시스템이 매우 효율적이어서 다른 회의장에 비해 입장 시간이 짧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세계화를 주제로 한 국제행사 때마다 빈번히 발생한 대형 과격·폭력 시위가 이번엔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외신기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아쉬운 점도 지적됐다. 몰리나라 기자는 “미디어센터 내에 설치된 6개의 대형 스크린에 한국 홍보물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대신 이번 회의와 관련한 정보가 계속 나왔다면 업무에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탈리아 일간지의 안토니오 트리카리오(38) 기자는 “한국이 무역 흑자와 환율전쟁, 개발 등 표면적인 것들을 계속적으로 언급하면서 자본관리와 국제적인 금융 감시 시스템을 덜 강조한 것은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송지혜·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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