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 내언] 로라 부시 “여보, 이제 한가하니 맘껏 설거지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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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회고록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 발간 후 9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많은 사람은 내가 글을 쓰기는커녕 읽을 줄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대통령 퇴임 후 첫날) 소파에 누워있는데 부인 로라가 들어오기에 ‘드디어 자유다’라고 외쳤더니 그녀가 ‘이제 자유니, 마음껏 설거지를 해도 되겠다(you’re free all right, you’re free to do the dishes)’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여보, 당신 지금 전직 대통령에게 말하는 거요’ 했더니 ‘그럼 새로운 국내(집안·domestic) 정책 어젠다라고 생각하라’고 말하더라. … 오프라,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업적 중 하나는 인기를 위해 내 영혼을 팔지 않았다는 거다. 이런 비판은 내 가족들에겐 상처가 됐을 수 있지만, 나는 상처받지 않았다. 내가 내린 결정들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었고, 역사는 그걸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나는 대통령으로서 보낸 시간이 매우 자랑스럽지만, (그게)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장(章)이라고 생각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 패배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어제 긴 밤을 보냈다. 미국인들은 크게 좌절했다. 더딘 경제 회복, 자녀들에게 희망했던 기회의 부족… 2년 동안 절대다수 미국인은 삶의 진척을 느끼지 못했고, 어제 (선거를 통해) 그걸 저에게 말해주었다. 대통령으로서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받아들인다. 백악관에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국민에게 내가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게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 중 하나다. 위대한 소통자인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도 더딘 경제 회복으로 지금의 나와 같은 위치에 섰던 적이 있다. 모든 대통령이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는 책임이 막중하고,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는 자리인데, 때로는 우리를 이곳으로 보내준 사람들과 연결짓는 방법을 잊는다. 물론 미래의 대통령들이 모두 어제의 나처럼 그렇게 완패하라는 말은 아니다(웃음). 이보다 쉽게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록그룹 본조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유행에 관한 질문에 대해)

 “유행을 좇는 것은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수류탄을 짊어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한때 그런지가 유행했고, 래퍼가 피처링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도 있다. 보이밴드, 십대 가수, 헤비메탈 등 다양한 트렌드가 시류에 따라 유행하고 또 사라지는 것을 전부 봐왔다. 스스로에 대해 항상 진실하고 나만의 사운드를 발전시켜야 한다.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시도를 해보려는 생각은 늘 있다. ‘로스트 하이웨이’ 음반이 그런 시도 중 하나였다. 한편으로는 늘 해오던 음악을 계속하기도 하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시작한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소설가 김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작 『내 젊은 날의 숲』을 설명하며)

“요약할 만한 이야기의 뼈대는 없는 소설입니다. 나는 무리하게 서사를 지어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그 풍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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