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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근·현대 역사를 도심 관광자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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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6일 대구시 포정동 경상감영공원에서 외국인 가족이 조선시대 관찰사의 집무실이었던 선화당을 보고 있다. 작년 말부터 공사해 1900년대초 모습을 되찾았다. [프리랜서 공정식]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포정동 경상감영공원. 한옥 두 채가 공원 한가운데 서 있다. 선화당(대구시 유형문화재 제1호)과 징청각(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호)이다. 이들 건물은 지난해 말 이후 공사를 하느라 가려져 있었다. 최근 공개된 두 건물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기둥 위에 지붕이 덮인 누각 형태였지만 방과 방문을 설치하면서 주거형 건물로 바뀌었다. 1900년대 초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부엌과 구들도 발굴해 복원했다. 이곳은 조선 선조 34년(1601년)에 건립된 경상감영이다. 선화당은 관찰사가 집무하던 곳이며, 징청각은 처소로 사용됐다.

대구시 김희석 문화재담당은 “도심에 조선시대 관아가 남아 있는 곳은 드물다”며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복원했다”고 말했다.

 도심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시가 관광자원 개발에 나섰다. 문화재를 복원하고 지역의 역사나 이야깃거리를 담은 전시관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시 포정동의 옛 산업은행 대구지점 모습. 이 건물이 ‘대구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한다. 이 건물은 1932년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건립됐다.

 경상감영공원 서쪽에는 ‘대구근대역사관’ 개관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적 2077㎡)인 옛 산업은행 대구지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이 건물은 1932년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건립됐다.

르네상스식 건물의 전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2003년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됐다. 2008년 대구도시공사가 사들여 대구시에 기증했다. 건물 1층에는 상설전시실이 들어선다. 근대문화와 근대생활, 근대산업, 교육도시로서 대구의 면모 등을 보여 준다. 또 경상감영과 대구읍성, 민족운동, 6·25전쟁과 피란도시 대구, 2·28 학생운동 등의 사진·유물·디지털 영상과 모형 등이 전시된다.

 중구 향촌동의 이야기를 관광자원화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향촌동은 6·25전쟁 이후 대구 최대의 번화가로 피란 문인들이 활동한 곳이다. 오상순·김팔봉·마해송·박두진·조지훈·이호우·박목월·유치환·구상 등이 대표적이다. 향촌동 골목에는 구상 시인과 아동문학가 마해송이 이용하던 화월여관과 동요 ‘나리 나리 개나리…’의 작곡자 권태호가 드나들던 백조다방 등이 있다. 시는 향촌동 입구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옛 상업은행 대구지점 건물을 매입해 2012년까지 대구문학관을 만들기로 했다. 문학관에는 50년대 문인들의 거리와 다방 등이 모형으로 재현된다. 대구 출신의 시인 이장희·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등의 문학 관련 자료도 전시된다.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세워지고 있다. 대한제국 때 대구에서 시작된 경제독립운동을 조명해 대구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구는 경상감영공원과 문인들이 거리인 향촌동을 탐방하는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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