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에 '어린이' 표기 안돼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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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구미시 봉곡동에 들어설 어린이도서관의 명칭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시는 봉곡동 3580평에 국비와 시비 75억원을 들여 열람석 1000석의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1500평.조감도)짜리 어린이도서관을 오는 9월 착공해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는 전국의 어린이도서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시는 도서관 전체 면적의 60% 정도를 어린이용으로 꾸미고, 나머지 공간은 어른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도서관의 명칭이다. 시는 각종 공문서 등에 이 도서관의 이름을 '구미시립도서관 봉곡분관'으로 쓰다 최근 '봉곡도서관'으로 변경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어린이도서관 건립운동을 벌였던 구미경실련이 반발하고 있다.

'어린이'란 명칭이 들어가지 않으면 건립 취지가 퇴색할 것이란 주장이다. 구미경실련은 2001년부터 어린이도서관 건립운동을 벌여왔다. 2003년에는 야은.형곡.상모초교생 등 1만2500명의 서명을 받아 그해 7월 구미시의회에 어린이도서관 건립을 청원했다.

구미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도시로 성장하려면 젊고 우수한 인력을 유치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설로 어린이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 왔다. 시는 청원을 근거로 정부 지원금 15억원을 확보했다.

구미경실련의 조근래 사무국장은 "어린이들이 유치한 도서관에 '어린이'란 명칭을 넣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어린이들이 친근감을 갖고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려면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구미경실련은 곧 이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도서관 명칭 변경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도서관으로서 특성화 방안도 제시할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어린이와 어른들의 공간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어린이'란 명칭을 쓰기 어려웠다"며 "시민 여론을 수렴해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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