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대형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 1년 이상 장기 투자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하루하루 등락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흐름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 안정 수익을 노린다는 대형주 투자의 원칙을 저버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형주 소외=올 들어 지난주까지 거래소의 대형주(시가총액 상위 100위이내) 지수는 13.4% 올랐다. 나름 대로 좋은 기록이지만, 중형주 지수 상승률 35.9%에는 크게 뒤진다. 같은 기간 소형주는 45.7%나 올랐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올 들어 13% 올랐고,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포스코의 상승률도 14.2%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3.1%, 현대차는 4.9%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형 우량주 20~30개에 집중 투자하는 삼성증권의 MS30펀드나 대우증권의 한국대표기업지수(KLCI) 관련 펀드들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0%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동원증권의 정훈석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이 적은 금융.서비스.제약업종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가치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칙 지켜야=전문가들은 애초 대형주 투자에 나설 때 가졌던 목표를 되새겨 볼 것을 권한다.
대형주는 중.소형주에 비해 주가 변동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고수익보다는 위험을 최소화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기 상승률에선 중.소형주에 뒤처지는 대형주지만 최근 5년간 상승률은 21.1%를 기록, 중형주(13.8%)를 앞서고 있다. 같은 기간 소형주는 오히려 43.3% 하락했다.
대우증권의 한요섭 선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수많은 중.소형주 중 오를 종목을 골라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예금 금리의 몇 배라는 식으로 목표 수익률을 정한 뒤 업종 대표주를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 금리에 비교하면 최근 대형주의 상승 폭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아직도 실적에 걸맞은 대접을 못 받는 대형주가 많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는 14.97배로 미국(17.76)이나 일본(21.56)보다 낮다. PER는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으면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김원일 세이에셋운용 이사는 "펀드 투자를 할 때도 수익률의 변동이 적은 대형주 위주 펀드와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