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여론 지지율 압도적 …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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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의 대통령 후보인 지우마 호세프(왼쪽)가 지난달 30일 지지자로부터 손에 입맞춤을 받고 있다. [벨로 호리존테 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실시된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 유력시된다. 집권 노동자당(PT)의 여성 후보 지우마 호세프(62)는 임기 말에도 80%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페(Ibope)가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호세프는 51%의 지지율로 제1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조제 세하(68) 후보(39%)를 12%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3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호세프는 47%를 득표해 세하(33%)를 크게 앞섰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까지 가게 됐다. 결선투표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일 오후 10시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호세프 후보가 승리하면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룰라 대통령을 잇게 된다. 또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2006~2010년 집권)과 2007년 취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남미의 세 번째 여성 정상이 된다.

 지난달 30일 호세프 후보는 룰라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누구도 나와 룰라 대통령을 갈라놓을 수 없다”며 “룰라 대통령과 항상 대화해 강력하고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세하 후보도 “룰라 대통령의 엄청난 정치적 역량을 감안하면 내가 당선된다 해서 그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8년간 집권하며 브라질 경제를 고도성장 궤도에 올려 놓았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그는 2003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중도 실용주의 경제 정책으로 2000만 명의 브라질 국민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도 강한 지도력으로 브라질 경제를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10% 안팎에 머물던 호세프 후보의 지지율은 룰라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호세프 후보는 불가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군사독재정권(1964~85년) 시절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활동했다. 70년 체포돼 3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80년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2002년 노동자당으로 이적한 뒤 룰라 대통령 밑에서 에너지장관과 행정부 내 2인자인 수석장관을 지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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