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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아파트 값 7% 상승, 남춘천역 인근 역세권 관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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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 24면

서울과 춘천이 가까워진다. 12월 21일 개통 예정인 경춘선 복선전철 덕분이다. 현재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역까지 84.1㎞ 구간(18개 역)에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무궁화호가 다니는 열차 노선을 수도권 광역 전철로 바꾸는 작업이다. 1997년부터 사업이 추진돼 13년 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말 잇따른 철길 개통 주변 집값 움직일까

기존의 경춘선을 이용해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면 종착역인 남춘천역까지 1시간50분~2시간(시속 47㎞)이 걸린다.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서울 상봉역에서 출발해 춘천역까지 약 1시간30분(시속 56㎞)이면 된다. 최고 시속 180㎞의 급행전철은 내년 말부터 다닌다. 급행으로는 서울~춘천 간 운행시간이 40분대까지 단축된다. 웬만한 수도권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춘천이 사실상 서울 생활권에 들어온다고 할 수 있다. 춘천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 상봉역(지하철 7호선과 중앙선)이나 망우역(중앙선)에 도착하면 다른 수도권 전철로 갈아탈 수 있다.

새로 생기는 전철 노선은 일반적으로 역세권 집값을 올리는 호재가 된다. 보통 계획 발표와 착공·개통의 세 번에 걸쳐 집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춘천에선 전철 개통이란 호재가 집값에 선반영돼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춘천 지역 아파트 값(아파트 매매지수)은 지난해 말에 비해 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1.5%)의 네 배가 넘는다. 강릉(-0.1%)·원주(-0.4%) 등 강원도의 다른 주요 도시에선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춘천에선 아파트 전셋값도 올 들어 8.7%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6.8%)을 크게 웃돌았다.
 
“급행 타면 서울 출퇴근도 가능”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관심을 끄는 곳은 춘천역과 남춘천역 주변의 두 군데다. 중앙SUNDAY는 28일 오후 춘천시청의 도움을 받아 역사 건설 현장과 주변 지역을 둘러봤다.
일단 춘천역 주변은 당분간 발전 잠재력이 크지 않아 보였다. 현재 경춘선 열차는 춘천역까지 오지 않고 남춘천역에서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한다. 복선전철 개통과 함께 문을 열 춘천역사는 현대식 건물로 완공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 앞은 허허벌판이라고 할 정도로 휑해 보였다. 과거 캠프 페이지라고 불렀던 미군 기지의 반환부지(64만㎡)다. 춘천시는 반환부지에 대해 다양한 개발 대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고 땅을 사들여 개발에 착수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춘천시는 당장 급한 대로 반환부지를 관통하는 4차선 도로를 건설해 춘천역과 시내를 연결했다.

춘천역에서 왕복 6차로의 호반순환도로를 따라 퇴계동에 새로 건설 중인 남춘천역사 쪽으로 이동했다. 소양강의 지류인 공지천을 건너 남춘천역에 조금 못 미친 곳에 옛 춘천종합운동장 자리가 보였다. 기자를 안내한 황진용 춘천시 도시계획담당은 “롯데그룹에서 35~37층짜리 주상복합 6개 동의 건설을 계획 중”이라며 “완공되면 춘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춘천역을 약간 지나쳐 고가도로를 넘어가자 이번엔 거대한 고층 아파트촌이 펼쳐졌다. 20여 개 단지에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곳이다. 황 담당은 “‘춘천의 강남’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옛 대한주택공사(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됨)가 춘천 퇴계·석사동 일원에 퇴계택지개발지구란 이름으로 건설한 신시가지였다. 거리 분위기는 일산·분당 같은 수도권 신도시와 별 차이가 없었다. 각종 대형마트와 멀티플렉스·스포츠센터·대형상가 등이 쉽게 눈에 띄었다. 황 담당은 “현재 춘천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이라며 “전철역과 고속도로가 모두 가까워 마음만 먹으면 이곳에서 서울로 출퇴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춘천을 거쳐 속초까지 KTX로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도 추진되고 있다”며 “최근 한나라당에서 내년 예산안에 설계용역비 30억원을 반영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전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영업 중인 중개업소에 들러봤다. 포인트부동산의 김현숙 공인중개사는 “1~2년 전부터 발 빠른 서울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바탕 휩쓸고 갔다”며 “올봄까지는 집값이 크게 오르며 거래가 활발했지만 여름 이후에는 약간 소강 상태”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초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머물던 퇴계동 뜨란채 아파트 109㎡짜리의 경우 올 5월 최고 2억29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7월에 2억1000만원 이하로 두 건의 거래가 성사된 이후 8~9월에는 전혀 거래가 없었다.

경춘선이 지나가는 경기 동부 지역도 복선전철 개통으로 서울을 오가기에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말 문을 여는 갈매역(구리시)과 내년 말 신설 예정인 별내역(남양주시) 주변이 주목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갈매동 일원(143만4000㎡)을 2차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했으며 총 9639가구(민간분양 3025가구 포함)를 건설할 계획이다. 남양주 별내지구는 이미 2005년 말부터 새로운 주거지를 조성하는 택지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내년 말까지 160만㎡의 부지에 총 2만4000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에선 중랑구 망우동의 경춘선 신내역이 내년 말 신설될 계획이다. 신내역에선 서울 지하철 6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인천 계양구 집값 3.4% 하락
연말이면 인천 북부 지역과 서울의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진다. 인천공항철도 2단계 구간(김포공항~서울역, 20.4㎞)이 12월 29일 개통 예정이다. 공항 이용객은 물론 출퇴근이나 통학 등으로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온 승객이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를 갈아타고 빠르게 서울 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어서다. 현재는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김포공항까지 온 뒤 서울 지하철 5호선이나 9호선을 갈아탈 수 있다. 하지만 공항철도 2단계 개통으로 서울역(지하철 1, 4호선)이나 홍대입구역(2호선)·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 등에서도 환승이 가능해진다. 단 공항철도 공덕역(5, 6호선 환승)은 내년 말 개통 예정이다.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위치한 계양역 주변은 아직 본격적인 역세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단지 아파트가 드물다. 6개 동 394가구(105㎡)의 귤현동 아이파크 단지가 그나마 가까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양역과 아파트 단지 사이에 인천 지하철 차량기지가 놓여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계양역 주변에서 투자 대상을 찾는다면 지하철로 서너 정거장 떨어진 지역까지 넓게 봐야 한다. 현재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사업(택지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장기·귤현·동양지구 등에선 수시로 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 인천 지하철로 계양역에서 세 정거장 떨어진 임학역이나 네 정거장 떨어진 계산역 주변의 역세권 아파트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계양역이 속한 계양구의 집값은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계양구 아파트 값은 지난해 말에 비해 3.4% 떨어졌다. 인천 평균(-2.7%)보다 계양구의 아파트 값 하락 폭이 더 컸다. 공항철도 2단계 개통이 아직까지는 주변 집값에 특별한 호재가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셋값은 전반적인 강세다. 올 들어 계양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6%로 인천 평균(5.7%)보다 약간 높았다.

공항철도는 수도권 전철이나 버스와 환승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 계양역~김포공항 구간의 요금은 1000원(일반열차)이다. 2단계 개통 후 요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전·울산·대구 집값 동반 상승세
경부고속철도(경부선 KTX) 2단계 구간(동대문~부산)은 11월 1일 열차 운행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경부선 주변 도시와 서울 간을 오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게 됐다. 현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달리는 열차가 2시간40분 걸린다. 2단계 개통 땐 최저 소요 시간이 2시간18분으로 22분 줄어든다. 서울역을 출발해 대전역과 동대구역에만 잠시 멈췄다가 부산역까지 가는 경우를 계산한 것이다. 정차역이 많아질수록 소요 시간은 2시간18분에서 조금씩 더 길어진다.

경부선 KTX의 정차역도 대폭 늘어난다. 충북 오송역, 경북 김천역(구미)과 신경주역, 울산역 등이다. 서울에서 대전까지는 일반 철도를 이용하는 KTX 노선도 생긴다. 기존에 KTX가 서지 않던 영등포역과 수원역에 정차한 뒤 부산역까지 가는 노선이다. 대전~부산 구간은 새로 개통한 고속철도를 이용해 최고 시속 300㎞로 달린다. 이 경우 영등포역에서 부산역까지는 3시간7분이 걸린다.

KTX 2단계 개통으로 경부선 축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면 그동안 따로 움직이던 각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지역별 아파트 값 상승률을 보면 서울(-2.2%)을 포함한 수도권(-2.9%)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부산은 12.7%나 뛰어오르는 초강세였다. 대전(6.4%)·울산(3.4%)·대구(1.2%)에서도 아파트 값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내년 이후 개통 예정인 철도 노선 중에는 신분당선 1단계가 가장 눈길을 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까지 전철 구간(18.5㎞)이 내년 하반기 운행에 들어간다. 강남~정자 사이에는 양재(3호선 환승)~양재시민의숲~청계산 입구~판교의 4개 역이 신설된다.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분당·판교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권까지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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