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시진핑 발언은 역사 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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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놓고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평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발언에 대해 홍콩 언론이 ‘역사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홍콩 최대부수인 동방일보는 27일 기명칼럼에서 “개혁·개방 이후 해제된 많은 자료와 연구는 6·25전쟁이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승인 아래 북한이 일으킨 전쟁으로 규정하며 중국의 참전을 현명하지 못한 일로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쟁에 끼어드는 바람에 중국은 심각한 손실을 입었으며 심지어 ‘대만해방’이 지연되고 수십 년 동안 미국과 대치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홍콩 유력 빈과일보도 이날 ‘6·25전쟁을 둘러싼 거짓말은 언제 끝나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항미원조 전쟁은 중국의 오점’이라고 지적했다. 빈과일보는 평양을 방문한 궈보슝(郭伯雄)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을 포함한 희생자들이 북한 인민의 제국주의 침략 저항을 지원하기 위해 장렬하게 죽어갔다’고 한 발언에 대해 ‘진상을 완전히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6·25전쟁은 김일성이 무력을 동원해 한반도를 통일하려 한 것”이라며 “스탈린은 이 전쟁을 미국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이용했고, 마오쩌둥은 미군이 전쟁의 불씨로 중국 동북3성을 불사를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당과 군내 고위층 대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병해 김일성 왕조를 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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