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TV 가이드] 걸면 걸리는 '작업' 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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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개봉하는 '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는 연애학 교과서다. '여자친구 몰래 보고 싶은 영화, 남자친구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는 홍보 문구처럼 남자들 귀가 솔깃할, 아니 여자들이 꼭 원하는 남자들의 사랑 방식이 담겨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들을 첫 키스까지 인도해 주는 '데이트 코치' 히치(윌 스미스)의 주옥 같은 조언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도 그럴 게 시나리오 작가 한둘의 머릿속에서 나온 상상이 아니라 뉴요커 10만 명을 설문조사한 '실전'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 살랑살랑 봄바람에 마음 또한 싱숭생숭한 요즘 히치가 일러주는 '데이트 100% 성공법'을 들여다보면….

안혜리 기자

*** 통역이 필요한 여자들의 말

"시간이 없어요." "혼자가 편해요."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겨우 용기를 내 말을 붙여봤는데 만일 이런 대답이 나온다면 그냥 믿어야 할까. 답은 당연히 '노'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당신은 바보. 심지어 그렇게 내뱉는 여자들도 안 믿으니까. 그 말 뜻은 "꺼져" 또는 "더 꾀어봐" 둘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사람들, 특히 여자들 의사소통의 60%는 몸짓(보디 랭귀지), 그리고 30%는 어투니까. 결국 나머지 10%만 말 그대로 해석해도 무방한 대화라는 걸 명심하라. 10%에 집착하다 더 꾀어보라는 여자를 뿌리치게 될지도 모른다.

*** 사랑하고 싶은 여자와 첫 키스에 이르는 마법

여자가 말할 땐 멍청하게 입만 바라보거나, 엉큼하게 알몸을 상상하는 건 금물. 집중해서 듣고 대답하라. 왜냐고. 여자는 상대의 반응에 반응하니까. 넋 놓고 있다간 다 된 밥에 재 뿌린다. "전략이나 작전(game) 없인 여자도 없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라.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 당신 사랑의 운명이 달려 있으니까. 자연스레, 아니 자연스러움을 가장해 여자 등에 손을 얹을 때도 치밀하게 높이까지 계산해야 하는 건 기본. 손이 너무 높이 올라가면 그냥 친구, 낮아지면 만지고 싶다는 뜻. 친구와 치한 사이에 연인의 손 높이가 있다. 이런 규칙만 지키면 첫 키스는 그냥 따라온다.

*** 인생을 현명하게 채우는 방법이란

삶이란 지금까지 숨을 쉰 길이만큼이 아니라 숨을 멎게 한 바로 그 순간이다. 당신 숨을 멎게 할 만큼 황홀한 순간, 아니 황홀하게 해준 연인이 없다면 당신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는 말. 그러니 기껏해야 "연애란 성취감 모르는 자들의 시간 죽이기"라는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난 사랑할 줄 몰라요"라고 광고할 수밖에. 그러나 만약 그런 사람을 발견했다면 다음을 기억하라. "거짓말은 사랑하는 사람 품에서만, 도둑질은 나쁜 사람 것만, 배신할 땐 상처 입히지 말고, 술은 숨 막히게 놀라운 순간에만…."

*** 선수들, 아니 남자들을 위한 약간의 변명

그럼, 사랑에 빠진 여자들은 모두 얄팍한 전략과 작전에 넘어간 바보들인가. 아니, 아니. 여자를 사로잡은 남자들은 모두 잔머리만 굴리는 선수인가. 자, 여기 이렇게 의심하는 여자 앞에서 난처해질 남자를 위한 변명까지 준비돼 있다. "남자는 너무 소심해서 계획적이고, 속이는 게 아니라 (여자 눈에 띌) 기회를 창조하는 것뿐이며, 근본적으로 남자는 실수 덩어리다." 남자들이 잔꾀 좀 썼다고 미워하지 마세요. 사실 여자들도 뻔히 속보이는 잔꾀에 은근슬쩍 넘어가 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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