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년미만' 확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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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가계 부채 중 장기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 모기지론(주택저당대출) 등 장기 대출상품이 늘어난 데다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채무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중 가계 신용 동향'에 따르면 가계 대출 중 만기 1년 미만 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4.8%에서 4분기에는 18.8%로 6%포인트나 줄어들었다. 단기 부채의 비중이 줄면서 만기 10년 이상 장기 부채의 비중은 같은 기간 25.3%에서 41.7%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이런 추세에 따라 1년 이상~2년 미만 대출 비중도 14.2%에서 9.4%로 줄고, 2년 이상~5년 미만 대출은 32.3%에서 25.8%로 각각 떨어졌다.

한은은 가계가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단기 부채를 상환하거나 장기로 전환하면서 단기 부채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의 채무조정이 상당히 진전되면서 최근 2년여 감소세를 이어오던 가계의 판매신용도 지난해 4분기 1조2569억원 늘어나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증가세는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의 판매가 늘어나고, 신용카드사의 불량 회원 정리가 상당 부분 진전돼 신용카드를 이용한 상품구매액이 되살아난 것이 주요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가계 대출과 신용판매를 합친 가계 신용의 증가액은 9조4583억원으로 2002년 4분기(14조7992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474조6623억원이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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